핫이슈 2019-09-25

옷이야 환자복이야? 정신병원 연상시킨 구찌 패션쇼 역풍

구찌가 정신병원과 환자들을 연상시키는 패션쇼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한 모델은 런웨이 도중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문구의 양손을 들어보이며 무언의 시위를 표명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구찌가 정신병원과 환자들을 연상시키는 패션쇼를 열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9월 22일(현지 시간) 2020 봄/여름 밀라노패션위크 마지막을 장식한 구찌는 패션쇼 초반부 프롤로그에 정신병원과 환자들을 연상시키는 구속복(straitjacket)을 3분가량 선보였다.


구속복은 폭력적인 정신질환자 등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히는 의상으로 이날 구찌 패션쇼 프롤로그에는 끈이나 결박벨트 장식이 붙은 흰색 구속복을 입은 모델들이 무빙워크에 선 채 병원에 입원한 환자인 듯 핏기없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무대를 지나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2020 봄/여름 구찌의 패션쇼는 논란이 된 구속복(straightjacket) 20 여 착장을 포함 총 110가지 룩이 선보여졌다.  



↑사진 = 2020 봄/여름 구찌 컬렉션에 구속복을 입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런웨이를 장식한 모델들


구속복을 입은 모델들이 차례로 런웨이에 등장하는 동안 모델 아이샤 탄 존스는  런웨이 도중 손바닥에 미리 써둔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Mental health is not fashion)'라는 문구의 양손을 들어보이며 구속복에 대해 무언의 시위를 표명했다.


아이샤 탄 존스는 패션쇼가 끝난 후 인스타그램에 "우울증, 불안감, 조울증, 정신분열증 등의 영향을 받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나 자신 역시 정신 건강과 투쟁한 경험이 있는 아티스트이자 모델로서, 구찌와 같은 대형 패션 하우스가 이 (정신병원) 이미지를 잠깐 동안의 패션쇼를 위한 컨셉으로 사용한 것은 마음에 상처가 될 뿐 아니라 무감각하다"는 글을 썼다.


또 그녀는 ""구찌가 마치 공장의 고깃덩어리처럼 컨베이어 벨트에서 모델들이 나오게 하고 정신병 환자들을 암시하는 구속복을 컨셉화시킨 것은 악취미"라고 성토했다.


이어 "오늘날 자본주의 풍토에서 옷을 팔기 위해 정신병과 투쟁하는 이들을 소품으로 쓴 것은 천박하고 상상력 부족하며 이러한 문제에 의해 영향을 받는 전 세계 수백만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모델 아이샤 탄 존스는 런웨이 도중 '정신 건강은 패션이 아니다' 문구의 양손을 들어보이며 구속복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밤 구찌의 쇼는 특히 초현실적이었다. 모델들을 컨베이어 벨트에 세우고 초점 잃은 눈빛으로 행진하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쇼를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즈>도 이번 2020 봄/여름 구찌 패션쇼 프롤로그에 등장한 구속복(straightjacket)은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찌측은 성명서를 통해 구속복 피스들은 '사회와 그것을 통제하는 사람들에 의해 강요된 유니폼의 가장 극단적인 버전'이라고 언급했다.


구찌는 이번 패션쇼의 이미지들을 다수 게시하면서 정신병원 의상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고 '설비 기술자들의 옷'(utilitarian uniforms)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이 설비 기술자 옷은 패션 쇼 컨셉을 위한 것일 뿐 고객 판매용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 = 2020 봄/여름 구찌 컬렉션에 구속복을 입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런웨이를 장식한 모델들


구찌 크리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쇼의 프롤로그를 '자기표현 제거하기'의 한 형태라고 설명하며 "흰 옷은 현대사회의 억압받고 조종당하는 이들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구속복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패션을 통해, 권력이 어떻게 삶에 행사되고, 자기표현이 없어지는지를 나타내기 위해 이러한 텅빈 스타일의 옷을 디자인했다. 이 권력은 사회적 규범을 규정하며 정체성을 분류하고 억제한다... 그는 사람들이 가능성의 들판을 걷고, 아름다움을 가꾸고, 다양성을 신성시하며, 표현과 정체성의 자아를 찬양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패션을 전달하는 컬렉션을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 옷들은 "사회와 그것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강요하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제한"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 점을 염두에 둔 패션 하우스는 그 모델이 자유롭게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이샤 탄 존스의 항의는 버버리의 2019 가을/겨울 컬렉션 런웨이에서 목에 '올가미'가 달린 후드 티를 입은 모델이 패션쇼가 끝난 후 항의한 것과 비슷한 형태다.


↑사진 = 2019 가을/겨울 버버리 컬렉션에서 선보인'올가미' 후드 티는 자살 충동 논란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버버리 패션쇼에 출연한 모델 리즈 캐네디는 자신의 가족은 자살에 의해 충격을 받았으며 피팅을 하는 동안 그 점퍼를 보는 것은 너무 자극적이었다고 말햇다.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점퍼 사진 옆에 '자살은 패션이 아니다'라는 글을 썼고 이후 브랜드는 사과를 하고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구찌와 미켈레가  논쟁에 있어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흑인 얼굴을 연상케 하는 890달러(약 105만원)짜리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신제품으로 선보여 인종 비하 논란을 빚었으며 지난 5월에는 시크교도 남성들이 착용하는 터번과 거의 유사한 터번 스타일을 약 95만원에 판매해 시크교도들의 거센 분노를 샀다.


당시 구찌는 시크교의 상징물인 터번을 교적·문화적 이해 없이 단순히 고가 액세서리 상품으로 변질시켜 무감각하게 터번으로 돈벌이를 했다며 맹비난을 받은바 있다.


↑사진 = 인종 비하 논란을 빚은 스웨터 (좌)/ 시크교도들의 분노를 산 터번(우)


또한 지난 2017년에는  2018 구찌 크루즈 컬렉션에서 선보인 부풀린 소매의 모피 재킷이 흑인 디자이너 대퍼 단(Dapper Dan)의 작품을 모방했다는 의혹으로 맹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구찌는 모피 재킷이 대퍼 단의 디자인 카피 의혹으로  맹공격을 받은지 4개월만에 구실제 주인공 대퍼 단과 손잡고 남성 맞춤복 광고 캠페인을 공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진 = 대퍼 단이 맞춤 제작한 모피 재킷(좌)/ 구찌가 2018 크루즈 컬렉션에서 선보인 재킷(우)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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