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9-06-20

<기생충> 제친 영화 예매 1위 <알라딘> 영화 속 의상 비밀

현재 <기생충>을 제치고 예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알라딘>의 영화 속 의상들은 중동의 문화와 요즘스트리트웨어 감성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한 마디로 두 세계가 만나 전혀 새로운 가상의 세계를 창조했다.




1992년 개봉되어 전세계인들이 사랑을 받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판타지를 선사하며 <기생충>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실사 영화의 실감나는 로케이션은 오락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드 <왕좌의 게임>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젬마 잭슨이 이번에 참여해 만든 영화 속 배경 아그라바 왕국 세트는 다양한 문화가 있는 동양의 관문이자 아라비아와 아랍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국제적인 규모와 분위기를 살렸다.



특히 젬마 잭슨은 생동감 넘치는 컬러, 문화, 소리를 아그라바 왕국에 불어넣는 작업에 집중했다. 축구장 두 개 면적의 야외 셋트장 제작은 약 15주가 걸렸으며 기존 <알라딘> 뮤지컬 넘버의 무대 공간의 분위기도 반영했다. 건물 배치, 거리의 곡선, 집들의 방향 등은 모두 배우들의 뮤지컬 넘버씬과 액션씬의 동선을 반영한 디자인이었다.
 


또한 강렬하고 화려한 색들로 구성된 의상들도 볼거리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 <아메리칸 허슬>과 <조이>부터 <저스티스 리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의 코스튬 디자이너로 활동한 마이클 윌킨슨은 <아메리칸 허슬>로 2014년 오스카 시상식의 의상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알라딘>을 통해 아랍 문화를 재해석한 의상은 아프리카 문화를 재해석해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의상상을 받은 <불랙팬서>에 버금가는 진정성있는 접근이었다.


마이클 윌킨슨은 사전 제작 단계부터 주요 주인공들의 의상 테마를 두고 고심했다. 중동 지역의 의복, 예술, 조각과 명목상의 오리널 캐릭터가 수록된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후 캐릭터들의 민족성, 지리 조건에 적합한 의상을 찾기 위한 작업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디자이너는 실크 로드에 위치한 가상의 항구 도시 아그라바 왕국에 맞는 의상을 디자인하기 위해 아프리카, 중동, 터키, 파키스탄에서 참고 자료를 수집하고 원단도 직접 공수했다.




물론 프로덕션 디자이너 젬마 잭슨과 긴밀하게 협력한 마이클 윌킨슨 역시 인기를 모았던 애니메이션의 판타지와 마법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다행히 그 목표는 훨씬 더 창의적으로 변주되었다. 코스튬 디자이너 마이클 윌킨슨은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들면서 더 많은 디테일을 추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말 그대로 좀 더 깊이있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의상을 이용해 관객들에게 주인공과 그의 배경, 뒷 이야기, 내면의 세계를 알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권력은 있지만 감금에 가까운 보호를 받고 있는 재스민 공주(나오미 스캇 분)는 이번에 10가지 이상의 옷을 바꿔입는 특권을 누렸다.


궁전이나 마을에 있는 아랍풍 영향을 받은 여성들과 달리 재스민 공주의 옷은 비단, 유려한 실루엣, 페이즐리 프린트, 화려하게 장식한 금빛 구슬과 자수 등 또다른 가상 공간인 세헤라바드의 왕비인 어머니의 헤리티지를 반영하기 위해 남아시아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마이클 윌킨슨은 "우리는 영화 <알라딘>을 통해 여성의 진정한 의미의 힘과 지성 그리고 자기 결정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녀의 강인한 성격과 삶에 대한 열정, 왕족인 신분을 표현하기 위해 레드, 오렌지, 골드, 에메랄드 등 강렬한 컬러와 과감한 퍼스널 스타일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재스민 공주는 아그라바 왕국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그녀에게 과보호적인 아버지 술탄(네이비드 네가밤 분)과 그의 최고 고문인 핫 자파(마르완 겐자리 분)와 같은 권력자들로 부터 방해를 받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캐릭터는 갇혀 있었고 그녀는 자유를 원했다. 우리는 그녀가 맞서 싸우는 것이 격식과 전통적 세계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때문에 그녀는 자신만의 작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 윌킨슨은 그녀의 긴 정장 가운에 살짝 엿보이는 상징적인 블루 실크 트라우저를 언급했다. 이는 걸을 때 마다 자신의 결심을 물리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마이클 윌킨슨은 "그녀는 세계를 누비며 왕궁의 장식품보다 더 효과적인 것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일관된 '공작새 모티프'는 그녀의 보석과 옷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특히 베일에 새겨진 정교한 구슬 세공은 그녀의 겸손한 블루 탑과 트라우저로 업데이트되어 강조되었다.


마이클 윌킨슨은 "재스민 공주을 적절한 비유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어하는 세상과 단절된 왕실 정원에 갇혀있는 공작새"라고 설명했다. 이 웅장한 새는 중동과 남아시아에서도 상징적인 동물이며, 게다가 컬러 팔레트는 재스민 공주의 특징적인 색조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한편 거리 소년에서 왕자에 이르기까지 극단적 신분 변화를 보이는 알라딘(메나 마수드 분)은 애니메이션 버전과 비슷한 두 가지 의상을 주로 입었다. 그러나 마이클 윌킨슨은 오늘날 관람객들에게 무의식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일부 스트리스 스타일의 스웨거로 영화 초반에 거렁뱅이 룩을 주입했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영화 속 알라딘은 셔츠를 입고 있다. 자수가 놓여진 아랍풍의 밴드 칼라 린넨 디자인으로, 윌킨슨의 시선을 사로잡은 컨템포러리 핀스트라이프 패브릭에서 영감을 받아 직선 모양 프린트로 표현했다.



가이 리치 감독은 알라딘의 서월 팬츠(북아프리카에서 옛부터 전해져 오는 전통적인 어부 바지. 기구와 같이 크고 헐렁한 자루 모양의 실루엣이 특징)를 현대적인 버전으로 원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윌킨슨은 하단의 슬림한 컷과 오버사이즈 더블-플리츠의 가랑이 부분이 늘어진 린넨 트라우저를 디자인하기 위해 현재의 남성복 트렌드를 반영했다. 실제로 리한나의 새 브랜드 펜티 데뷔 컬렉션에서 출시한 룩과 비슷하다.


그는 모로코 스타일의 자수를 곁들인 알라딘의 레드 베스트에 후드를 덧대어 가벼운 스트리트웨어 분위기도 연출했다. 알라딘이 시장 주변에서는 파쿠르트 동작을 선보이고 옥상을 따라 달리는 것을 감안한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주기 위해,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포인티 토 슬리퍼를 끈이 싸맨 더 견고한 맞춤 앵클 부츠로 바꾸었다.



코스튬 디자이너 마이클 윌킨슨은 "이것은 이질적인 두 세계가 만나 새롭게 만들어 낸 새로운 세계"라고 강조했다. 물론 알라딘은 지니(윌 스미스 분) 덕분에 알리 왕자가 된다.


그는 스크린 프린트와 자수 장식의 장엄한 긴 망토와 타조 깃털이 흔들리는 거대한 브로치로 완성된 오버사이즈 터번이 포함된 아이보리와 골드가 방대하게 레이어드된 옷을 입고 아그라바 왕국으로 들어간다. 이 모든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마이클 윌킨슨은 "알라딘은 새로운 화려한 옷과 보석이 과장되어 불편해 보이는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알라딘은 재스민 공주와 연결되면서 어색한 레이어드에서 벗어나 유선형의 실크 셔츠와 아름다운 메탈 하드웨어와 금박 자수의 복잡한 디테일의 롱라인 베스트를 입는다. 마이클 윌킬슨은 "결국 알라딘은 매직 카펫에 있을 때 가장 늠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니(월 스미스 분)는 실제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할 수 없는 특별한 신통력을 실험하고 즐기면서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캐릭터의 마법적인 의상 진화를 위해 인도, 중동, 터키, 모로코에서 패브릭을 소싱한 마이클 윌킨슨은 "지니는 변덕스럽고 기외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번 그를 볼 때마다 룩에 공을 들였고 약간 조절을 해 좀 더 과장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다양한 터번, 새 셔츠, 다양한 수준의 광택이 나는 추가 베스트, 볼륨감있는 지니의 팬츠 등이 선보였다.


책략을 꾸미는 권력에 굶주힌 자파(마르완 켄자리 분)의 실루엣과 호화로운 레드, 블랙, 골드 팔레트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바로 나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예복에 있는 갑옷같이 도금한 금속과 작은 쇠사슬을 엮어 만든 갑옷 디테일은 아그라바 왕국을 향한 그의 사악한 야망을 말해준다.


마이클 윌킨슨은 하드웨어에 대해 "우리가 그에게 하고 싶었던 것은 군사적인 배경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는 군사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으며 아그라바 왕국을 군사 국가로 만들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놀랍게도, 250명의 무용수와 200명의 엑스트라로 구성된 화려한 "프린스 알리" 뮤지컬 장면을 위해 수많은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은 노력 그 이상이었다. 특히 감독의 노트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마이클 윌킨슨은 "대본에는 '알리 왕자의 행렬이 마을로 들어간다'는 단 한 줄만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튬 디자이너 마이클 윌킨슨과 그의 팀원들은 엑스트라들을 위해 200벌 이상의 오리지널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카니발이나 런던에서 열리는 노팅힐 축제를 디자인하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에서 직물을 소싱했고, 직물을 따로 만들었고, 의상 제작, 헤드웨어 제작, 보석 제작, 신발 제작을 위해 거대한 의상팀을 꾸렸다. 정말 엄청난 노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 의상에서  그가 가장 좋아한 작업은 따로 있었다. 알라딘의 믿음직스럽지만 도벽이 있는 조수 아부(실제로는 모두 CGI)에게 옷을 입힌 것에 대해 그는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로 원숭이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서 베이비 그루트를 작업한 코스튬 디자이너 주디아나 마코브스키처럼 마이클 윌킨슨과 그의 팀은 아주 작은 흰목꼬리감기원숭이와 똑같은 사이즈의 축소 모형을 만든 후 나중에 영화에 특수효과로 집어넣었다.


마이클 윌킨슨은 "우리는 원숭이를 위해 작은 페즈모자와 웨이스트코트를 만들고 여기에 모든 종류의 장식용 수술, 스팽글 장식, 수공예 자수를 붙였다. 이건 영화를 위해 만든 것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재스민 공주 의상











알라딘의 의상








패션엔 유재부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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