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일 2014-12-26

[스타일n] ‘노출의 장’으로 전락한 레드카펫…과연 이대로 좋은가?

오인혜, 배소은, 하나경, 노수람까지, 시상식 노출패션의 허와 실





초당으로 터지는 플레시 세례와 스타들의 연이은 캣워크. 빛나는 별들이 한 자리에 모이며 환상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그 곳, 바로 레드카펫 현장이다. 


12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제 35회 청룡영화제’가 개최됐다. 영화제의 묘미인 레드카펫 현장은 당연 초미의 관심사. 이번 레드카펫 현장 역시 영화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프레스 기자단을 비롯한 수많은 관중들이 몰렸으며 포탈사이트 검색어를 도배했다.

이날 무명의 설움을 딛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보다 더 큰 관심을 끌며 화제가 된 ‘청룡의 스타’가 있었으니 바로 신인배우 노수람. 청룡영화제 첫 참석이라는 기쁨에서였을까, 노수람은 중요부위만 가린 전신 시스루 드레스로 파격노출을 감행하며 청룡영화제 최고의 이슈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아찔한 드레스도 드레스지만 ‘청룡’측에서 노수람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노수람이 해명글을 게재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확인결과 지인의 초대로 참석해 시상식을 관람했지만 ‘불청객’ ,’신인의 발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으며 후폭풍이 지속됐다. 신인배우로서, 여자로서는 치명적인 상처가 됐을지는 몰라도 이번 노출패션과 ‘불청객’ 사건으로 확실한 인지도를 쌓게 된 것.  

매번 큰 시상식이 열릴 때마다 이렇듯 과다한 노출경쟁이 벌어진다. 노수람 역시 신인으로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노출’을 선택했으며 붉어진 ‘불청객’ 사건은 오히려 노수람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됐다. 선택이든 아니였든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는 성공한 셈. 



비단 이번 일이 노수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영화제의 꽃이라 불렸던 레드카펫이 ‘노출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레드카펫은 수많은 대중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수십억 못지 않는 광고효과를 지닌다. 때문에 각종 명품 브랜드들과 유명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흔히들 말하는 ‘A급 스타’들에게 자신들의 옷과 제품을 입히기 위해 몇 달전부터 접촉하는 것은 물론 매 순간 돋보이고 싶은 여배우들 역시 ‘드레스 쟁탈전’에 나서곤 한다. 

드라마 소재로 여배우들이 시상식을 앞두고 자신들이 돋보이기 위해 부띠끄에 있는 드레스를 몽땅 가져다 버리는 모습이 흔히 활용될 정도로 레드카펫이 그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크다. 

신인들의 경우 말할 것도 없다. 탑스타들이 럭셔리한 고품격 드레스로 시선끌기에 나섰다면 신인 여배우들은 이른바 ‘노출 패션’으로 이름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청룡영화제의 경우 국내외 내로라하는 탑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화제성에 있어 노출 역시 그 한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 때 다시 신인이였던 오인혜가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격 노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배소은이 다음회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 2의 오인혜’로 불리며 부산의 여신으로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뒤를 이어 하나경이, 이번 ‘35회 청룡영화제’에서는 노수람이 그 바톤을 이어받은 것. 

오인혜가 나올 당시만 해도 색다른 이슈거리로 크게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노출’로 인지도 쌓기는 이제 대중들에게 식상함만을 낳고 있다. 똑같은 방식과 화제가 된 후 이렇다 할 성과 없는 작품 활동, 오히려 노출로 인해 생겨진 부정적인 이미지는 차후 연예 활동에 악영향만을 끼치고 있다. 

더 이상 노출이나 화제성이 아닌 진정한 작품성으로 다가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오랫동안 무명이였던 천우희가 이번 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잊혀져가던 여배우 조민수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아 제 2의 전성기를 누린 것 처럼 ‘배우’라는 타이틀로 레드카펫에 섰다면 작품으로서 주목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롱런하는 비결일 것이다. 

레드카펫 노출은 오인혜, 하나경, 노수람을 필두로 이미 노출의 끝을 봤다. 더 이상 노출할 곳도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단지 이슈에서 그칠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 남은 연말 시상식 현장, 인상 찌푸리며 보는 ‘노출의 장’ 보다는 환상적인 옷맵시와 작품에 감탄하게 되는 ‘별들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패션엔 이형준 기자 / 포토 최수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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