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8-28

[무비패션]올 가을, 베레모와 함께 ‘보니 룩’ 도전하기

20세기 패션에 있어 영화는 감초같은 존재다. 잘 만들어진 영화 의상은 배우들의 물리적(?) 단점을 감추어 줄 뿐 아니라 영화 속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올 가을에는 ‘보니룩’ 바람을 몰고 온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추천한다. 섹시미와 지성미, 그리고 반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60년대의 패션 아이콘 페이 더너웨이의 매력도 함께 만나보시길...





명장 아서 펜 감독의 1967년 작품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원제는 <보니 앤 클라이드>. 특히 영화에서 여주인공 페이 더너웨이가 아름다운 금발의 보브 헤어에 비스듬히 쓴 베레모는 세계적인 유행이 되었다. 그녀가 베레모에 맞춰 입었던 스웨터와 트위드 스커트인 일명 보니룩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대명사가 되었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클라이드 바로우(워렌 비티 분)의 도둑질로부터 시작된다. 클라이드는 차를 훔치려 하지만 차 임자인 여자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신경 쓰지 못한다. 그녀의 이름은 보니 파커(페이 더너웨이 분). 보니는 클라이드에게 매섭게 달려들고 클라이드는 이런 그녀에게 오히려 매력을 느낀다. 보니 역시 당돌하고 어두운 개성을 가진 클라이드에게 점점 이끌린다. 두 사람은 범죄를 함께 저지르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보니와 클라이드 사이에도 문제도 있었다. 클라이드가 여성을 기피하는 성 불구자였다. 클라이드는 섹스 대신 폭력을 휘두르며 스트레스를 풀고, 보니는 클라이드의 이러한 면을 불쌍히 여기고 동정하게 된다.



 

이들의 범죄 행각을 계속되지만 오래 가진 못하고 결국 경찰들에게 포위당하는 신세가 된다. 격렬한 총격전 끝에 바크는 숨지고 나머지 일당은 차를 몰아 모스의 농장으로 도피한다. 모스 아버지의 밀고로 농장에는 이미 수많은 경찰이 잠복해 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길을 달려오는 일당의 차를 향해 경찰은 총알 세례를 퍼붓는 장면이 압권이다.

    

30년대 경제 대 공항 시대를 살았던 실존 인물 보니와 클라이드의 처절한 삶과 사랑 다룬 이 영화는 갱 영화의 전통 포맷에 폭력과 섹스 다뤄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의 와중에 방황하던 미국 젊은이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또한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포문을 연 기념비적 영화이기도 하다.


 

코스튬 디자이너 테오드라 반 런클은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통해 30년대를 우아하고 심플하게 영화 속에서 재현했다. 덕분에 60년대를 풍미했던 미니스커트가 아닌 길고 풍성한 미디스커트를 선보였는데, 이것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면서 결국 70년대 들어 베레모와 미디스커트가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단발 머리위에 베이지색 베레를 비스듬히 눌러쓴 그녀의 모습은 베레모의 판매를 세계적으로 상승시켰고 이런 그녀의 보니 스타일은 세계를 뒤흔든 패션으로 잡지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제인 폰다가 이 배역을 거절했는데, 만약 제인 폰다가 이 역을 맡았다면 보니 룩이 이렇게 유행했을지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영화 속 페이 더너웨이는 지금 봐도 매력적이다. 베레모와 담배로 대표되는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보니 룩은 요즘도 해외 컬렉션을 통해 끊임없이 리바이벌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레트로 아이템이다.



 

보니 룩은 전체적으로 길고 좁은 실루엣에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특징으로 미디스커트에 긴 카디건, 심플한 테일러드 재킷에 브이 네크라인 스웨터, 베레모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검정색 카디건에 코디한 목걸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절묘한 길이의 목걸이는 심심한 카디건을 풍성하게 해준다. 여기에 풀오버 니트, 목에 두르는 쁘띠 스카프와 장갑 같은 소품 활용도 눈여겨 볼 것 스타일이다.

 

올 가을에도 클래식하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페이 더너웨이의 의상을 응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보니 룩은 유행에 상관없이 패션 센스를 높이기에 좋은 교과서기 때문이다.


 

특히 올 가을 멋쟁이라고 자부하는 여성들의 레이더에 가장 먼저 포착되는 아이템은 바로 모자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절모에서부터 낭만적인 베레모, 카우보이 모자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모자가 올 가을 변화에 목마른 여심을 자극한다.

 

먼저 영화에서 페이 더너웨이가 쓰고 나온 낭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베레모에 주목하자. 베레모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 지방의 농민들이 부드러운 울로 평평하게 만들어 쓰던 모자로 바스크 베레라고 불러 왔는데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소재와 디자인이 다양화된 것이 베레모다. 베레모는 트렌치코트나 여성스러운 원피스, 투피스 롱스커트 정장에 잘 어울린다.


 

만약 베레모가 부담이 된다면 남성적인 느낌의 중절모에 도전해 보자. 30년대 파리의 뒷골목을 떠오르게 하는 소품으로, 남성들이 주로 쓰지만 섹시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은 여성에게 제격이다. 중절모에는 의상도 30년대 스타일이 어울린다. 복고풍 바지 정장에 흰 셔츠, 앞 단추를 가슴 라인이 보일정도로 풀거나 스카프를 타이처럼 코디해 입으면 잘 어울린다. 중절모의 일종으로 챙 부분이 올라가고 모자 웃 부분이 낮아 윗부분 중간을 세로로 접은 펠트 모자 페도라(fedora)’도 도전해 보자. 카우보이 모자는 청바지 외에도 웨스턴 풍의 원피스나 스커트와도 안성맞춤이다.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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