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1-03 |
세계 최대 쇼핑몰의 처참한 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주목을 받았던 중국 쇼핑몰의 몰락한 모습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순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데드 몰(Dead Mall)’로 전락한 이 쇼핑몰은 지난 2005년 인스턴트 국수로 돈을 번 억만장자 알렉스 후에 의해 중국 광동 지방 최대 도시 중 하나인 동관 교외에 ‘뉴 사우스 차이나 몰’을 오픈 했다. 당시 쇼핑몰의 규모는 960만 평방 피트 규모로 약 2,000개 매장이 들어 설 수 있는 규모였다. 7개 존으로 구성된 쇼핑 몰에는 파리, 암스테르담, 베니스, 캘리포니아, 이집트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뉴욕타임즈>는 '새로운 중국 소비 문화의 증거'이자 ‘럭셔리 쇼핑의 허브’라고 극찬하며 하루에 7만명 고객이 방문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쇼핑몰은 99% 가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죽은 쇼핑몰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거대 쇼핑몰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기념물(?)로 존재의 의미를 찾고 있지만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일까? 알렉스 후는 사회주의 국가인 자신의 고향에 자본주의라는 신전을 세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알렉스 후는 고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쇼핑몰이 있는 동관의 주민들은 1천만명 규모로 대부분 저소득층의 공장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쇼핑몰을 지을 때도 땅을 구입하느라 땅 주인인 농부들을 강압적으로 밀어부친 역효과도 났다. 쇼핑몰에 땅을 빼앗긴 농부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중국에 있는 다른 도시의 제조 공장으로 돈을 벌러 나갔고 결국 럭셔리 쇼핑몰에 럭셔리 소비자가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또한 쇼핑몰 위치도 문제였다. 동관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쇼핑몰까지 약 2시간~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지하철이나 기차 같은 첨단 대중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자가용이나 버스로만 쇼핑몰에 갈 수 있고 그나마 고속도로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작 동관 시민들조차 쇼핑몰로 가는 방법을 모른다고 한다.
설사 쇼핑몰을 우여곡절 끝에 가더라도 쇼핑할 기대는 접는 것이 나을 듯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정문의 서양 패스트 푸드 점 몇 개와 카트 경주 트렉장, 아이맥스 극장만이 있을 뿐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행차하기엔 너무 멀지 않을까? ^^
하여튼 인터넷 사이트 <Messynessy Chic> 가 공개한 현재 쇼핑몰의 충격적인 사진들을 보면 자본주의와 소매업이 만들어낸 몰링의 처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쇼핑몰이 황금알을 낳는 부동산이라는 환상도 잘못된 시장 조사와 소비자가 외면 하면 졸지에 쓸모 없는 유령 건물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패션엔 유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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