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5-21 |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변신한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세컨드 브랜드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브랜드에 대한 모든 권한을 확보하고 향후 패스트 브랜드로 재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혀 SPA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세컨드 브랜드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를 젊은 세대를 겨냥한 패스트 브랜드로 재론칭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최초의 SPA 브랜드인 셈이다. 아르마니는 1991년 맨해튼에 1호 매장을 내고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를 론칭 한 후 2005년 코모 홀딩스와의 벤처 형태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했다. 이후 2008년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자신의 지분을 50%를 늘렸고 이번에 라이선스에 대한 모든 권한을 확보했다. 현재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는 전 세계 2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존 인지도만 잘 활용하면 패스트 패션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아르마니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는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X Armani Exchange)외에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Giorgio Armani Prive),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아르마니 꼴레지오니(Armani Collezioni), AJ 아르마니 진(AJ Armani Jeans), 아르마니 주니어(Armani Junior), 아르마니 카사(Armani Casa) 등이 있다. 아르마니는 “브랜드의 성공은 창의력과 유통을 어떻게 잘 조합하느냐에 달려있다. 그 결과는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냐에 달려있다. 브랜드의 높은 수익성과 유동성은 미래의 발전을 위한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올해부터 투자할 A/X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대표적인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유럽의 명품 하우스들이 브랜드를 매각해 은퇴를 한 후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기는 흐름 속에서도 그는 꿋꿋하게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라가모나 베르사체와 같이 패밀리 기업 형태로 운용되는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의 전통으로 볼 때 당연한 모습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난 화요일
H&M과 자라, 탑샵 등이 주도하는 패스트 패션 시장에 디자이너 브랜드가 세컨드 브랜드 개념으로 뛰어드는 것은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가 처음이다. 칼 라거펠트가 SPA 형태의 브랜드 '칼'을 인터넷쇼핑몰 네타포르테닷컴을 통해 독점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이는 디자인 감수만 담당할 뿐 전체적인 운영은 네타포르테닷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아르마니의 새로운 도전은 향후 유럽 럭셔리 하우스들의 패스트 패션 진입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럭셔리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카피하며 명성을 유지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온 SPA 브랜드의 입장에서도 세계적인 유통 채널을 가진 럭셔리 하우스의 SPA 직 진출은 오리지널 브랜드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특히 카피 브랜드로 낙인찍힌 SPA 브랜드와 달리 디자이너 오리지널 브랜드를 대중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계 패션에 미칠 피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는 레스토랑으로, 패스트 패션을 패스트푸드점”으로 인용하며 SPA 브랜드의 카피 관행을 인정해주어 패션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연 칼 라거펠트 선언 이후 패션 시장은 럭셔리 하우스와 패스트 패션으로 양극화 된 상황에서 AX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의 패스트 패션 시장 진입은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시장을 보는 입장에 따라 럭셔리 하우스가 SPA 시장까지 노린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카피 브랜드인 SPA의 획일적인 패션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이 오리지널을 다시 찾는 경향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특히 유럽 명품 하우스들의 경우 저조한 레디 투 웨어 매출을 크루즈 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스트 패션 시장은 블루오션 개념의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트 쿠튀르를 거쳐 프레타포르테로 세계 패션계를 주도했던 유럽 럭셔리 하우스들이 패스트 패션 진입을 통해 다시금 21세기형 벨 에포크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오리지널과 카피의 디자인 차이는 그야 말고 종이 한 장 차이다. 결국 문제는 가격 경쟁력인데, 럭셔리 하우스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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