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4-18 |
알렉산더 왕, 발렌시아가 CD 거부했었다?
요즘 소위 잘나가는 블루칩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이 SCAD 학생들과의 토크쇼에서 처음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고사한 사연과 함께 사업 초기에 경험했던 좌절의 순간을 털어 놓았다.
미국의 애틀랜타와 사바나 등 2개의 캠퍼스와 홍콩과 프랑스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예술 대학교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 & 디자인(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학생들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트러스티 극장을 바깥담을 빙 둘러싸고 특별 게스트인 알렉산더 왕을 기다렸다.
이날 알렉산더 왕은 SCAD의 디자인 & 패션 토론회 주간인 'SCADStyle'의 올해 회장을 맡은 톰 포드 인터내셔널 회장인 도미니크 드 솔레와의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한 것.
알렉산더 왕은 학생들에게 발렌시아가 하우스에서 그에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처음 제안했을 때 거절했었다고 밝혔다. 발렌시아가 측에서는 그에게 전설적인 쿠튀리에의 아카이브를 방문해줄 것을 제안하며 처음 그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아카이브 방문을 허용하면서 그의 영입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 위해 취한 철저한 보안 주의사항 때문에 자신이 절도범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왕은 회사 측에 보안 카메라를 꺼줄 것을 요구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사임 발표가 난 후 공석이 된 자리에 자신의 영입이 확실시되었을 때 마침내 알렉산더 왕은 발렌시아가의 아카이브를 정식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처음 아카이브를 봤을 때 여러분의 내면에 불꽃을 일으키는 그 무엇인가를 봤을 때처럼 나 역시 창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은 마치 나를 조종하는 것 같았고, 창조성에 대한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최근에 발표된 H&M과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질문에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그들이 이전에 수행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라는 말 이외에 더 이상의 디테일한 설명 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한편 알렉산더 왕은 자신의 데뷔 스웨터 라인이 단지 쇼룸이 모두 채워졌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사연을 포함해 자신이 사업 초기에 경험했던 좌절의 순간들을 학생들과 공유했다.
"당시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좌절감을 맛봤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였다."
다행히 그의 형수가 사업을 계속하도록 그를 설득했고 결국 이 둘은 트레이드 쇼의 부스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는데,
토론이 끝나갈 즈음 학생들은 왕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왕과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에 왕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베트남 음식이라고 말하며 "10달러 이하의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두 번째 질문을 한 여학생에게는 "나에게 당신의 이력서를 보내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해 박수를 유도했다. 만약 당신이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이라면 왕에게 베트남 빵인 반미(banh mi)를 이력서와 함께 보내서 그를 감동시키시길... 누가 아는가. 운이 좋으면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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