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핫이슈 | 2025-12-18 |
[결산] 2025 럭셔리 디자이너 리부팅...누가 왔고 누가 떠났나 역대급 세대교체 바람
2025년 럭셔리 패션업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교체와 발탁, 과감한 세대교체 등 역대급 인&아웃 현상이 펼쳐졌다. 구찌, 디올, 보테가 베네타, 로에베, 질 샌더 등 디자인 수장에 누가 왔고 누가 떠났는지 살펴보자.

2025년 럭셔리 패션업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교체와 발탁 등 역대급 인&아웃 현상이 펼쳐졌다. 이른바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리부팅(Rebooting)’이다.
컴퓨터를 재시동한다는 뜻의 리부트는 말 그대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샤넬(CHANEL), 디올(DIOR), 구찌(GUCCI),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발렌시아가(Balenciaga), 로에베(Loewe, 장 폴 고티에 등 10여개가 넘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줄줄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교체와 발탁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고 리부트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럭셔리 하우스의 디자인과 마케팅 등 모든 창조적인 분야를 책임지며 사실상 브랜드 성패를 좌우하는 디자이너 뮤지컬 체어(Designer Musical Chair)는 세계 패션계의 가장 흥미로운 뉴스를 장식하며 관심을 끌었다.
뮤지컬 체어(Musical Chair)는 사람들의 직장·지위 이동이 심한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유독 이동이 잦은 럭셔리 하우스의 크리에에티브 디렉터 인 & 아웃을 뜻한다.
디올 남성과 여성 등 전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를 비롯해 구찌의 뎀나(Demna),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 보테가 베네타의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 로에베를 맡은 듀오 디렉터 잭 맥콜로(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 발렌시아가의 피에르 파올로 피치올리 (Pierpaolo Piccioli), 카르벵(CARVEN)의 마크 하워드 토마스(Mark Howard Thomas),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듀란 란팅크(Duran Lantink),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 뮈글러(Mugler)의 미구엘 카스트로 프레이타스(Miguel Castro Freitas) 등 다수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디자인 수장을 교체했다.

1. 조나단 앤더슨, 로에베 10년 여정 마무리...디올 전부문 아티스틱 디렉터로!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디올(DIOR)은 로에베 성공 주역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40)을 디올 여성복과 남성복, 오뜨 꾸뛰르, 액세서리 전 부분을 이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한 명의 디자이너가 디올 남성복과 여성복, 꾸띄르, 액세서리에 이르는 전 부문을 총괄 디렉팅한 것은 창립자 크리스탄 디올이 사망한 1957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혁신적인 단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체제로 비상한 관심을 받았던 조다단 앤더슨은 6월에 선보인 첫 남성복 데뷔작 2026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젊음과 유쾌한 창의성, 우아함, 즉흥성을 불어넣으며 하우스 코드를 재구성, 새로운 세대를 향한 뉴 디올 남성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여성복 첫 데뷔작 2026 S/S 컬렉션은 크리스찬 디올의 테일러링 기법과 로에베에서 보여준 자신만의 건축학적 미학을 투영해 우아함과 로맨틱, 실험적인 스타일이 공존한 대담한 런웨이로 찬사를 받았다.

↑사진 =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

↑사진 = 조나단 앤더슨 첫 데뷔작 디올 2026 S/S 남성복 컬렉션

↑사진 = 조나단 앤더슨 첫 데뷔작 디올 2026 S/S 여성복 컬렉션
LVMH 산하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는 올해 3월 조나단 앤더슨 후임으로 잭 맥콜로(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 듀오 디자이너를 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뉴욕 패션 브랜드 프로엔자 스콜러(Proenza Schouler)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두사람은 올해 초 자신들이 22년전에 설립한 브랜드에서 퇴임을 발표한 이후 로에베 합류했다.
듀오 디자이너는 지난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색체와 형태, 촉감, 관능적인 육체성이 담긴 스토리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대담함과 장인정신을 담아낸 첫 데뷔작 2026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진 =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잭 맥콜로 라자로 에르난데스

↑사진 = 잭 맥콜로, 라자로 에르난데스 데뷔작 로에베 2026 S/S 컬렉션
3. 뎀나, 10년 근무한 발렌시아가 떠나 케어링 그룹내 구찌로 이직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올해 3월 같은 케어링 그룹내 발렌시아가를 이끌어 온 뎀나(Demna. 43)를 구찌의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했다.
발렌시아가 10년 여정을 마무리한 뎀나는 지난 9월 '라 파밀리아' 라는 제목의 가족 앨범 형태의 룩북 2026 S/S 컬렉션으로 런웨이를 대신했다.
‘라 파밀리아' 는 구찌의 여행 및 캐리어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모노그램 여행 트렁크 인 라르케티포(L'Archetipo) 로 시작하며, 구찌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대표하는 37가지 여성 및 남성룩이 담겼다.
이어 뎀나는난 12월 3일 90년대 톰 포드 시절 구찌 런웨이를 떠올리게 하는 2026 프리폴(Pre-Fall) 컬렉션 ‘제너레이션 구찌’ 룩북을 공개했다.
공간 속을 걸어나오는 모델들은 70년대부터 90년대, 현재에 이르는 하우스의 시그니처를 재해석, 여성적인 관능미가 깃든 ‘구찌다움’에 대한 정의를 집대성하며 또다른 서사적 전환을 보여주었다.

↑사진 =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사진 = 뎀나 첫 데뷔작 구찌 2026 S/S 컬렉션 룩북

↑사진 = 뎀나 첫 데뷔작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 룩북
4. 피에르파올리 피치올리, 25년 여정 발렌티노 떠나 발렌시아가로
프랑스 럭셔리 메종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구찌로 이직한 뎀나 후임으로 발렌티노 출신의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를 디자인 수장으로 임명했다.
피에르 파올리 피치올리는 1999년 발렌티노에 합류해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와 함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2008년부터는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다.
이후 2016년,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디올로 떠난 뒤에는 단독으로 하우스를 이끌며 유려한 꾸뛰르 감성과 현대적인 우아함으로 발렌티노를 재정의했다.
2024년 3월 25년간 몸담아 온 발렌티노를 떠나 올해 5월 케어링(Kering) 그룹 소유의 발렌시아가에 합류했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지난 10월 첫 발렌시아가 첫 데뷔 컬렉션에서 '심장박동(The Heartbeat)'이라는 제목으로 1950년대의 화려함과 강렬한 현대적 미학이 조화된 컬렉션으로 강렬함을 선사했다.

↑사진 = 발렌시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사진 = 피에르파올리 피치올리 데뷔작 발렌시아가 2026 S/S 컬렉션
5. 샤넬, 보테가 베네타 성공 주역 '마티유 블라지'로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교체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샤넬(CHANEL)은 2019년 칼 라거펠트가 사망한 후 지휘봉을 잡았던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후임으로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 41)를 임명했다.
마티유 블라지는 지난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코코 샤넬의 유산에 대한 존경심을 혼합한 대담한 데뷔작 2026 S/S 컬렉션으로 새시대를 열었다.
블라지는 트위드, 진주 목걸이, 블랙앤화이트 색상 등 샤넬의 시그니처 요소를 다채로운 색감과 깃털, 스터드 등 경쾌한 디테일로 능숙하게 변주하며 재해석했다.
또 지난 12월 2일 뉴욕 지하철 역을 런웨이 무대로 탈바꿈시키고 다양한 인물과 도시의 활기넘치는 에너지를 영화적 시선으로 담아낸 2026 공방 컬렉션(Métiers d’art)을 선보였다.
첫 공방 컬렉션에서 마티유는 코코 샤넬이 뉴욕에서 영감을 받았던 순간을 오마주하며, 파리와 뉴욕의 감성을 잇는 샤넬식 서브컬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진 =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

↑사진 = 마티유 블라지 첫 데뷔작 샤넬 2026 공방 컬렉션

↑사진 = 12월 선보인 샤넬 2026 공방 컬렉션
6. 보테가 베네타, 마티유 블라지 가고 루이스 트로터 왔다
케어링(Kering)그룹 소유의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마티유 블라지 후임으로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까르뱅(Carven) 출신의 루이스 트로터는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능력과 장인정신에 대한 섬세한 접근,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아우르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조셉(Joseph)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모던한 실루엣으로 '현대적인 우아함'이라는 하우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며 유명세를 탔다.
이어 라코스테(Lacoste)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해 스포츠 웨어를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스타일로 재탄생시켰다.
루이스 트로터는 첫 데뷔작 보테가 베네타 2026 S/S 컬렉션에서 브랜드의 상징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의 위빙을 더욱 대담하게 확장한 ‘소프트 펑셔널리티(soft functionality)’의 정신을 담아냈다.

↑사진 = 보테가 베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스 트로터

↑사진 = 루이스 트로터 첫 데뷔작! 보테가 베네타 2026 S/S컬렉션

↑사진 = 루이스 트로터 첫 데뷔작! 보테가 베네타 2026 S/S컬렉션
7. 메종 마르지엘라, 존 갈리아노와 작별...새로운 디자인 수장 글렌 마티스 임명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모기업 OTB 그룹은 10년간 재임한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와 작별하고, 올해 초 새로운 수장으로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를 임명했다.
글렌 마틴스는 2020년부터 OTB 산하의 '디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실험적이고 해체적인 디자인으로 리브랜딩에 성공했으며 현재 디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직하고 있다.
글렌 마틴스는는 지난 7월 강렬한 꾸띄르 데뷔작인 2025 아티즈널 컬렉션에 이어 10월 첫 기성복 데뷔작 2026 S/S 컬렉션에서현실 속 삶에 대한 일련의 컨셉과 제안을 주제로, 메종 마르지엘라가 새롭게 제시하는 디자인과 아카이브 속 과거의 개념들을 재해석하고 진화시킨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사진 = 메종 마르지엘라 크리에이티브 디랙터 글렌 마틴스

↑사진 = 글렌 마틴스 데뷔작 마틴 마르지엘라 2026 S/S 컬렉션
8. 질 샌더, 부부 듀오 디자이너 떠나고 시모네 벨로티로 교체
질 샌더(Jil Sander)는 올해 3월 8년간 질 샌더를 이끌어온 부부 듀오 디자이너 루크&루시 마이어(Luke and Lucie Meier) 후임으로 시모네 벨로티(Simone Bellotti)를 임명했다.
이탈리아 태생의 벨로티는 캐롤 크리스찬 포엘(Carol Christian Poell)과 A.F. 반더보스트(A.F. Vandevorst)에서 인턴십을 거친 뒤 지안프랑코 페레, 보테가 베네타, 돌체앤가바나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구찌 디자인팀과 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질 샌더를 맡은 시모네 벨로티는 지난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철학과 가치 위에 우아함과 순수함을 혁신적인 소재와 뛰어난 품질로 업데이트한 자신만의 미학으로 질 샌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첫 데뷔 컬렉션에서 엄격함과 가벼움, 우아함과 강인함, 통제와 자유 등 상반되는 요소들 사이의 새로운 연결성을 탐구하며 질 샌더의 본질과도 같은 정교한 테일러링과 실루엣, 구조의 긴장감 속 균형감을 이룬 미니멀리즘을 소환했다.

↑사진 = 질 샌더 크리에이티브 디랙터시모네 벨로티

↑사진 = 시모네 벨로티 데뷔작 질샌더 2026 S/S 컬렉션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