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12-09-05

올 가을 패션 ‘기하학 패턴’에 물들다

로샤스, 프라다, 마크제이콥스, 조나단 손더스, 겐조 등


올 가을 패션은 ‘기하학 패턴’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온갖 종류의 무늬에 매료되어왔지만 이번 시즌에는 특히 기하학적 무늬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반복적인 각진 무늬들은 고대 이슬람 건축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바우하우스와 중세 모더니즘을 통해 20세기, 그리고 생생하게 충돌하는 형태가 유행하던 1970년대의 기하학적 패턴을 디자인에 접목했다.

「로샤스」의 디자이너 마르코 자니니는 이번 가을에 자신이 수집한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시크한 슬림 팬츠와 직선 줄무늬 재킷, 심지어 바닥에 끌리는 치렁치렁한 드레스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스웨덴 도자공예가 ‘빌헬름 케이지’의 기하학적 패턴을 부활시킨 것이다. 케이지는 “파르스타(Farsta)” 디자인으로 20세기 중반을 이끈 도자공예가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자니니는 케이지가 전성기를 보낸 시점의 패턴을 부활시켰다. 자니니는 케이지에 대해 “당시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원성을 간직한, 세련미와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니니는 자신이 원하는 실크 직물을 만들기 위해 핸드페인팅과 핸드스크리닝 전문가들이 있는 프랑스 리옹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이런 룩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직물 디자인을 장악해왔던 디지털 프린트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디지털 프린팅으로 디자이너들이 극사실주의, 즉 포토아트를 가지고 혁신적인 효과를 내는 실험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올 가을의 기하학적 무늬는 지나간 순간과 당시의 방식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행의 황금시대를 기리듯 연출된 분위기 속에서 연기 가득한 기차역을 배경으로 선보이는 풍부한 색조의, 보석 박힌 「루이비통」 여행용 가방(마크 제이콥스 디자인) 보다 더 지나간 날을 매혹적으로 회상하게 만드는게 또 있을까?

‘마크 제이콥스’ 역시 이번 시즌 유행인 기하학적 무늬를 제안했다. 때로는 겹쳐서, 때로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재킷과 스커트, 팬츠 등에 과감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한 디자이너 중의 한 명이다.

크롭 팬츠(7~9부 바지)와 기이하리만큼 긴 선 재킷의 매칭을 선보였던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영국 태피스트리(벽걸이 융단)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르누보적인 느낌을 찾았다. 일부 패턴은 실내장식재료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메인 컬렉션에서는 1996년 자신이 창조한 파격적인 “어글리 시크(ugly chic)” 스타일로의 회귀가 뚜렷했다.

「프라다」는 당시 유행이던 미니멀리즘에서 벗어나 이후 오래 유행하게 될, 고상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이번 경우엔 1970년대 볼품없는 기하학이 그 대상이었다.

「조나단 손더스」는 20세기 프랑스 가구?인테리어의 모더니즘을 주도한 ‘샬롯 페리앙’에게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페리앙 역시 1950~70년대 유행하던 자신의 디자인이 2012년 다시 부활한 것을 본다면 기뻐하지 않을까?

「조나단 손더스」는 짙은 보석색 기하학무늬를 자카드 직물에 짜넣고, 실크에 염색해 넣었다. 모두 영국에서 수공으로 제작된 것들이다. 손더스는 “이번 시즌은 기발함이 덜해지고 정확하게 재단된, 간결함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무늬들이 특징이었던 지난 컬렉션들은 원주민 예술과 중세기 사진 등 다양한 컨셉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겐조」의 신예 듀오 움베르토 레옹과 캐롤 림은 극사실주의 화가 마티아스 키스와 협력해 만든 흑백 격자무늬와 체크무늬를 조화시켰다.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이번 시즌 기성복을 디자인할 때 실내 장식재료와 커텐 등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특히 스위스 화가로 추상회화의 시조인 파울 클레의 제자였던 애니 앨버스의 작품을 연구했다. 애니 앨버스는 자신의 생동감 넘치는 원색 직물 디자인의 유명세 덕에 전쟁 전 독일에서 미국으로 망명할 수 있었으며, 미국에서는 월터 그로피우스, 필립 존슨 등과 함께 작업했다.

발리의 설명에 따르면 그림에서 건축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모더니즘의 영향이 뒤섞여 다차원 프린트를 창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커텐이나 소파 천에서 그대로 잘라 만든 원피스라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추구한 것은 “불변의” 룩이었지만, 자신의 컬렉션은1930년대 맨해튼에 보내는 ‘송가’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당시 앨버스 같이 유럽에서 건너온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바우하우스풍 디자인으로 미국 풍경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디자이너 인디아 힉스는 올 가을 프린트 무늬들에서 작고한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부친인 데이빗 힉스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인디아 힉스의 컬렉션에서는 “기하학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면 데이빗 힉스의 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부친은 모로코와 인도, 페르시아에서 유행했던 16세기 패턴에 “홀렸으며” 그것을 디자인에 적용했다고 말한다.

이제 그녀 역시 벌집 모양과 6각형 등 자신의 보석과 직물 디자인에 그것을 접목시킨다. 오빠 애쉴리 힉스 역시 최근 파격적인 사이즈의 6각형 무늬 벽지를 디자인했다며 “이런 무늬는 다시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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