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8-09-27

[리뷰] 맥시멀리스트의 파리 투어! 2019 봄/여름 구찌 컬렉션

이번 시즌 밀라노를 떠나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한 구찌는 드라마같은 패션쇼를 위해 파리의 역사적인 르 팔라스를 선택했다. 2019 봄/여름 구찌 컬렉션에는 단편 영화, 라이브 공연 그리고 맥시멀리즘 패션이 있었다.


 

 

지금까지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쇼맨으로 자리매김했다. 따라서 구찌를 위한 그의 패션쇼는 단순한 의상 전시라기보다 하나의 예술적인 행위다.

 

남여성복을 동시에 선보인 구찌의 2019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인 곳은 밀라노가 아닌 '유럽의 스튜디오 54'로 불리는 파리의 상징적인 클럽 르 팔라스(Le Palace)였다.

 

원래 17세기에 연극과 댄스 홀로 설립된 르 팔라스는 1970년대에 파브리스 에메르(Fabrice Emaer)가 공간을 차지했다. 1930년대 건축과 디자인을 대중문화와 패션과 믹스하면서 파리의 가장 핫한 나이트클럽 중 하나로 변신했다.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가 종업원들의 유니폼을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르 팔라스는 프랑스에 바치는 세번째이자 마지막 구찌 패션쇼를 개최하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그 자체로 몇 개의 다른 시간대와 레퍼런스로 이루어진 매시업(여러 가지 자료에서 요소들을 따와 새로운 노래·비디오·컴퓨터 파일 등을 만든 것)이었으며, 구찌를 위한 미켈레의 비전도 이곳 르 팔라스였다. 

 

↑사진 = 구찌 2019 봄/여름 컬렉션이 개최된 파리의 핫한 나이트클럽 '르 팔라스(Le Palace)'

 

구찌는 입장하는 모든 관객들에게 오페라 안경과 프로그램 노트를 나눠주었다. 프로그램 노트는 이탈리아 자유 연극 전통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모순 극장(The Theatre of Contradictions)'에서 이번 시즌을 위한 그의 첫 영감을 얻었다는 열정적이고 지적인 산문이었다.   

 

패션쇼는 이탈리아의 실험적인 예술가 레오 데 베라르디니스(Leo de Berardinis)와 페를라 페라갈로(Perla Peragallo)의 단편 영화로 시작되었다. 이어 84명의 모델들은 세트로 줄지어 극장 뒤에서 나왔으며, 하나의 거대한 그룹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에 통로를 교차하며 걸었다.

 

표면적으로는 이전 미켈레의 구찌에서 접했던 것과 매우 비슷한 캐릭터였지만 재치있는 디테일과 풍성한 대중 문화를 믹스한 레퍼런스는 신선했다.

 

 

노마딕 백작 부인, 브루클린 댄디. 그랑기뇰풍(공포와 선정성을 강조한 단막극)의 음악가, 시적인 로커 그리고 방종한 패셔니스타 등이 대표적이었다.

 

미키 마우스 핸드백, 등에 둘리 파튼이 그려진 보머 재킷, 남성용 스팽글 장식 G-로고 슈트, 로고 프린트 도마뱀 칵테일 드레스 등에 이르기까지 색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패션쇼는 지난 5월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프랑스에 대한 헌사로 프랑스 68 학생 운동에서 영감을 얻은 크루즈 컬렉션의 연장선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뱀가죽 스트랩 드레스, 둘리 파튼의 얼굴이 들어간 스웨트셔츠와 데님 재킷 덕분에 90년대 미국적인 트위스트도 있었다.

 

 

또한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모델들이 머리 복제품을 드는 대신 한 모델은 살아있는 새를 어깨에 매고 런웨이를 질주했다.

 

또 디즈니와 하이-패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구찌는 미키 마우스의 머리를 팝-아트 핸드백으로 만들었으며 브로치, 날아다니는 돼지 자수,  라텍스 슬리브, 가죽 국부 보호대 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다양한 젠더 플레이에는 페티시에 대한 힌트도 있었다.

 

↑사진 = 2019 봄/여름 구찌 컬렉션 도중 깜짝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 제인 버킨

 

한편 구찌 컬렉션 도중에는 제인 버킨이 브람스의 3번 3악장을 편곡한 서지 갱스브루그의 가슴 아픈 노래 '베이비 얼론 인 베이비론(Baby Alone in Babylone)'를 부르며 깜짝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이 노래는 버킨 백의 주인공이며 영국의 가수 겸 배우인 제인 버킨이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유명한 곡이다.

 

제인 버킨의 깜짝 라이브 공연은 관객들의 엄청난 박수 갈채와 함께 쇼 중간에 관객들을 눈물짓게 했다. 피날레에서 수염을 기른 디자이너 알렉산더 미켈레는 무대 인사를 하며 객석에 앉아있는 제인 버킨을 따뜻하게 포옹하고 퇴장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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