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17-09-07

프랑스 양대 패션그룹 LVMH와 커링 ''앞으로 말라깽이 모델 캐스팅 안해''

프랑스의 양대 패션 그룹 LVMH와 커링은 공동 선언문 행태로 앞으로 저체중과 미성년 모델은 패션쇼 무대에 캐스팅하지 않는다는 모델 고용 기준을 발표했다. 앞으로 패션쇼 런웨이에서 말라깽이 모델이 사라질까?




 

프랑스의 양대 패션 그룹 LVMH와 커링은 앞으로 미성년 및 저체중 모델들은 패션쇼 무대에 캐스팅하지 않는다는 모델 고용 기준을 발표했다. 

 

사실 패션 모델들이 잡지 화보 및 런웨이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저체중을 강요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마른 모델을 선호하는 패션업계의 관행상 저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거부하는 모델 개인의 심리적 압박 등 매혹적인 패션계의 뒤안길에는 은밀한 갑질 행태가 진행되고 있었다.


프랑스의 양대 패션 그룹 LVMH와 커링은 자신들의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는 모델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9월부터 시작되는 패션위크 기간에 맞추어 모델들의 캐스팅과 근로 조건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명시한 공동 선언문을 함께 발표했다.     




커링 그룹의 회장 겸 CEO인 프랑소아즈 앙리 피노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여성들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책무이자 커링 그룹의 최우선 과제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선언문을 통해 여성들의 존엄성에 대한 핵심가치를 실행에 옮길 것이며  패션업계 전체가 공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패션업계 전반에 걸쳐 패션 모델들의 근로 조건이 개선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델 고용 기준 선언문에는 건강과 체중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포함되었다. 지난 5월 도쿄에서 리즈트 컬렉션을 개최한 루이비통은 단식에 실패해 회사가 요구한 저체중 기준을 맞추지 못한 모델을 무대에 세우지 않고 도쿄에서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는 바람에 모델 근로 조건논란에 불을 붙였다.

 

LVMH와 커링 그룹은 앞으로 32 사이즈 여성모델과 42 사이즈 남성모델의 캐스팅 금지를 결정했다(참고로 프랑스에서 여성복 XXS 사이즈는 34이며 남성복 42 사이즈는 XS보다 훨씬 작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캐스팅 에이전시들은 사이즈 34나 그 이상의 여성 모델과 44 사이즈나 그 이상의 남자 모델을 보내야 한다. 여전히 마른 체형이지만, 그동안 런웨이를 지배해왔던 끊임없이 줄어드는 허리 라인문제는 어는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최근 프랑스 법에 따라 의료증을 제시하는 모델들과 독점적으로 작업할 예정이며. 일하는 시간 동안 모델들을 위해 치료사와 심리학자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건강 문제 뿐 아니라 '성인을 표현하는' 광고 캠페인을 포함해 어떤 목적으로도 16세 미만의 모델들은 고용하지 않기로 동의했다.

 

또 16~18세 사이의 모델들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일할 수가 없으며 또한 어린 모델들은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했다.


누드와 관련된 조항도 있다. 18세 미만의 모델인 경우에는 법정 대리인을 통해 세미 누드로 서명을 해야하며, 18세 이상의 모델들은 옷을 갈아입기 위한 개인 공간이 제공된다. 또한 모델들은 프로덕션이나 포토그래퍼와 연관된 사람들과 절대 혼자 있어서는 안된다, 이는 성희롱 문제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선언문에는 교통 제공, 음식과 음료 이용, 시기 적절한 모델료 지불(구체적인 지불 시기와 방식은 여전히 모호하다)를 포함해 패션 모델들의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명시한 것도 인상적이다.

 

또한 LVMH와 커링은 모델들이 첫 셀렉션 인터뷰부터 마지막 퍼포먼스까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델링 에이전시, 캐스팅 디렉터, 브랜드 직원에 상관없이 모델들은 누구에게나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LVMH 이사회 멤버인 앙투완 아르노는 성명서를 통해 "나는 LVMH 그룹 브랜드들과 에이전시, 모델들 사이의 작업 관계가 단순히 법적 요구 사항을 준수하는 것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모델들을 위한 복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럭셔리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이 사업의 최전방에 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패션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책임이 있으며 럭셔리 분야의 다른 기업들도 함께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말 캐스팅 디렉터 제임스 스컬리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통해 발렌시아가의 캐스팅을 맡고 있는 듀오 디렉터 메이다 그레고리 보이나와 라미 페르난데스가 오디션을 위해 찾은 모델들을 무책임하게 대접했다고 고발했다.

 

패션계의 비난이 쏟아지자 발렌시아가의 사과와 듀오의 해임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캐스팅 디렉터 제임스 스컬리의 용기있는 폭로 이후, 법적 제한을 넘어서는 모델들을 위한 작업 조건 개선에 세계 패션계의 두 대기업이 함께 손을 잡은 것은 고무적이다.

 

또한 용기를 내서 발언을 하면 실제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너무 마른 여성 모델들을 런웨이 무대에 세우지 않기로 한 것은 생각에 따라서는 그다지 진보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5@navr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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