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6-10-21

[SFW리뷰]자연과의 교감, 2017 봄/여름 루비나 컬렉션

보헤미안을 닮은 디자이너 루비나는 2017 봄/여름 루비나 컬렉션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COMMUNE WITH NATURE)'이라는 테마를 통해 싱그러운 자연을 역동적이면서도 차분한 페미닌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디자이너 루비나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허스키한 목소리와 당당한 말투 때문에 늘 중성적 이미지의 잔다르크가 떠오른다. 무엇이든 자신의 맡은 일에는 100% 이상 에너지를 쏟는 투사적 열정주의자이지만 엄마의 죽음 앞에서는 흐르는 눈물을 자제하지 못하는 착한 딸이기도 하다. 대학 무용과 학생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모델로 변신해 70년대를 구가하며 잠깐 상송 가수과 영화배우로도 활동한 루비나는 1980년 중앙디자인그룹(JDG) 콘테스트에 입상하면서 패션 디자이너 길에 들어섰다. 이후 지금까지 36년 세월동안 '보헤미안' 스타일의 독보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 루비나 마니아를 양산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틀을 벗어난 자유로움, 인위적인 것과 대비되는 자연스러움, 그리고 흙과 숲, 나무 등 자연을 닮은 옷을 만들어 왔다. 


이번 시즌 그녀가 선택한 테마 역시 그녀의 디자인 철학과 맥락을 같이하는 '자연과의 교감'이었다. 루비나는 자신의 시그너처인 자연, 보헤미안, 스트리트 무드의 연결고리를 요즘 세계 패션의 대세인 유스 컬쳐(YOUTH CULTURE) 프레임으로 담아냈다. 자연에서 추출한 컴템포러리적 요소와 노스탈지아적인 섬세함은 유스 컬쳐 무드의 경쾌하고 유쾌한 스타일로 결합되어 그녀만의 섬세하고 쿨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어쩌면 이번 시즌 제시한‘그린 네이쳐 스타일(GREEN NATURE STYLE)’은 독실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지론인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패션 쇼에 선보인 루비나 룩의 시그너처인 입체 재단 드레스는 앞뒤 좌우를 입체적으로 연결해 옷 한벌 한벌이 마치 패션 화보를 찍기 위해 스타일링된 시크한 페미니니티의 전형을 보는 듯 했다. 또한 열정적인 나뭇잎 프린트의 미니 드레스는 차분한 팔레트를 가미해 절제의 미학을 과시했으며, 스포티한 느낌의 주황색 코트는 섬세하게 직조된 줄무늬 니트 원피스와 매치되어 컨템포러리 내추럴를 연출했다. 여기에 색이 다른 지퍼 장식에 스트링을 동여맨 디테일과 어스메트릭 슬리브리스 탑과 체크 무늬 스커트에서는 스트리트 패션과 아트적인 감성의 소통을 느낄 수 있었다. 선명한 정물화부터 풍경 수채화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선보인 2017년 버전의 자연은 싱그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스트리트 보헤미안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또한 시그니처 컬러인 옐로, 오렌지, 인디고 네이비, 카키, 퍼플, 머스타드, 그린 등의 다채로운 컬러 배리에이션에 코튼, 실크, 레더, 니트 등의 내추럴한 소재가 더해져 한층 더 감각적인 런웨이를 선보였다.


요즘 세계 패션계에서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스포티즘과 섹시즘에 대한 트렌드 편식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지난 20세기 100년동안 나올 수 있는 실루엣은 모두 나왔다. 이제 21세기적 과제는 그 많은 실루엣과 디자인 유산을 잘 융복합시켜 소통시키는 것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패션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없는 것을 '발명'하기 보다는 있는 것을 잘 조합해 요즘에 맞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컨템포러리 디자인 철학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디자인적인 유산을 자연과의 교감, 유스 컬처와의 교감으로 융복합시키는 루비나의 전략은 트렌드 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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