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5-05-06

칼 라거펠트, 한복을 재해석하다 ‘한복 입고 가채 쓴 샤넬’

'한국의 전통미' 담은 샤넬 2015/16 크루즈 컬렉션 성료… 반가움 vs 어색함 반응 엇갈려




샤넬, 한복을 입고 가채를 쓰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샤넬이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15/2016 크루즈 컬렉션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런웨이에는 한복을 재해석한 쇼피스가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색동과 조각보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패치워크, 한복의 실루엣을 반영한 둥근 어깨선과 스커트, 가채를 응용한 헤어 장식까지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은 한국의 전통미를 고스란히 반영한 의상들로 가득했다.


2000년에 시작된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시즌별로 선보이는 정기 패션쇼와는 별개로,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여행과 휴식을 컨셉으로 한 패션쇼다. 앞서 파리, 뉴욕,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베니스 등을 순회했으며, 아시아에서는 2013년 싱가포르, 2014년 두바이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됐다.


서울을 크루즈 컬렉션 장소로 낙점한 이유에 대해 샤넬 측은 “전통과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서울은 다이나믹하고 창조적인 도시로 크루즈 패션쇼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는 것 같다. 그 점이 좋은 아이디어가 됐다”고 밝혔다.


크루즈 컬렉션은 패션쇼가 개최되는 국가와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문화코드가 주로 반영되는 만큼, 과연 한국적 영감이 샤넬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귀추가 주목됐다.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의 문화를 디자인의 영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편이다. 국내 디자이너들조차도 한국적 영감을 활용하기를 어려워했기에, 칼 라거펠트의 서울 크루즈 컬렉션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샤넬의 정체성과 한국의 전통의상이 섬세하게 조화를 이룬 쇼였다. 샤넬을 상징하는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한국적인 색동 이너웨어가 매치된 착장으로 시작된 크루즈 컬렉션은 한복의 볼륨감을 살린 실루엣과 색동, 조각보를 응용한 디테일, 철릭을 연상시키는 원피스 등 한국적인 모티브가 넘쳐났다. 한복의 저고리와 같이 어깨가 둥글고 소매가 넓은 재킷, 한복 치마를 드레스처럼 연출한 하이 웨이스트 드레스 등 한눈에도 한복을 연상시키는 의상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색동의 과감한 색상 조합과 조각보를 응용한 화사한 리넨 패치워크는 휴양지 무드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조각보 디테일이 다양하게 활용됐는데, 이에 대해 칼 라거펠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한국의 유일한 기법”이라고 말했다.


95벌의 착장이 등장하는 동안 모든 모델들의 머리에는 궁중에서 쓰던 가채와 떨잠을 변형한 헤어 장식이 씌워졌다. 노란 머리의 외국 모델이 흑발의 가채를 올린 모습이 매우 신선했다. 가죽양말과 굽이 낮은 메리제인 슈즈는 버선과 고무신을 신은 여인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이 밖에도 한국의 자개에서 영감을 얻은 장식과 자수가 주요 디테일로 활용됐으며, '가브리엘 샤넬', '카멜리아' 등 한글로 옹브레(ombre) 효과를 준 의상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컬렉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복이 서양인의 시선에서 재해석되는 과정에서 오는 반가움과 어색함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한복을 세련되게 풀었다’는 극찬과 ‘한복의 고전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이 엇갈리고 있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가 한국의 전통문화를 하이패션의 모티브로 사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서구 중심의 세계패션 시장에, 그것도 하이패션을 대표하는 샤넬이 한국적 모티브를 적극 반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날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뉴욕 메트로 갈라와 일정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와 한류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크리스틴 스튜어트(Kristen Stewart)와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가스파르 울리엘(Gaspard Ulliel), 지젤 번천(Gisele Bundchen), 알마 조도로브스키(Alma Jodorowsky), 이자벨 위페르(Isabelle Huppert), 키쿠치 린코(Rinko Kikuchi) 등 해외 셀러브리티들은 물론, 지드래곤, 태양, 소녀시대 윤아, 씨엘, 최시원, 한예슬 등 한국 연예인들이 참석했다.


한편 WWD에 따르면 샤넬은 한국에서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브루노 파블롭스키(Bruno Pavlovsky) 샤넬 사장은 2017년 서울에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설계한 플래그십스토어를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매장은 레스토랑과 매장이 결합된 공간으로, 도쿄 긴자 빌딩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샤넬>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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