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8-12-24

캘빈 클라인과 라프 시몬스의 막장 이별...그 진짜 이유는?

패션 하우스와 디자이너의 이별은 패션계에서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캘빈 클라인은 디자이너에게 온갖 불만을 쏟아내며 막장 이혼으로 끝났다. 라프 시몬스의 예술적 미학에 대한 찬사는 간데 없고 매출 부진 디자이너 꼬리표만 달렸다. 그 속내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자리에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전격 하차했다.

 

패션 하우스와 디자이너의 이별은 세계 패션계에서 그리 놀라운 소식은 아니지만 캘빈 클라인 모기업 관계자들이 라프 시몬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도넘은 인식공격성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라프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 캘빈 클라인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가 주최하는 CFDA 어워즈에서 2017년 올해의 남여성복 디자이너로 2관왕을 차지하고, 2018년에도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 2년 연속 뉴욕 패션계와 비평가는 그에게 흥분과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라프 시몬스는 캘빈 클라인의 모기업 PVH(필립스 반 호이젠)에게는 인정받지 못하고 임기가 끝나기전에 서로 불만을 쏟아내며 잔인한 이혼으로 끝을 맺었다.

 

지난 2016년 8월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에 라프 시몬스를 영입한 캘빈 클라인은 매시즌 런웨이 쇼와 마케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미디어의 열광적인 리뷰, 주요 패션잡지와 무비 스타들의 공격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VH는 결국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의 고정고객을 흡수하지 못하고, 또한 신세대 고객을 자극시키는 데 실패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캘빈 클라인 모기업  PVH의 회장 겸 CEO 엠마누엘 치리코(Emanuel Chirico)는 3분기 실적을 평가하며 "캘빈 클라인 205W39NYC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컬렉션과 광고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투자 수익율을 보이지 못했다"며 라프 시몬스의 실적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캘빈 클라인 진의 너무 과도한 가격과 고급화 전략은 신세대 고객을 사로잡지 못해 판매가 부진했으며 이는 대폭 할인 판매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캘빈 클라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PVH의 고위 경영진들은 라프 시몬스는 너무 고압적이고 비밀스러웠으며 이는 결국 극도의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라프 시몬스는 캘빈 클라인 하우스의 시그너처인 미니멀하지만 섹시한 DNA를 거의 존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 = 2017 올해의 남여성복 디자이너로 2관왕을 차지했던 라프 시몬스가 2018 CFDA 어워즈에서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받아 2년 연속 수상했다.

 

게다가 브랜드 설립자인 캘빈 클라인 조차도 라프 시몬스의 미학적 선택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러워 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캘빈 클라인은 라프 시몬스가 654 매디슨 가에 있는 유명한 플래그십 매장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바꾼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654 매디슨 가에 있는 캘빈 클라인 플래그십 매장은 최고의 미니멀리스트 건축가 존 포슨에 의해 순수하고 선형적인 디자인 신전으로 지어진 올-화이트 부티크로 유명했다.

 

그러나 라프 시몬스는 아티스트 스털링 루비에 의해 황홀한 노란색 벽, 양털의 빨간 옷걸이, 원색의 선반을 설치해 캘빈 클라인 원래의 컨셉을 완전히 파괴하고 새로운 미학으로 플래그십을 리뉴얼했다.

 

캘빈 클라인과  친숙했던 사람들은 "캘빈은 654 매디슨가의 부티크를 지나갈 때마다 당혹한 표정으로 움찔하고 놀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 = 라프 시몬스가 리뉴얼한 654 매디슨 가에 있는 캘빈 클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또한 캘빈 클라인 이사회는 라프 시몬스가 전 남자친구인 장 조지 도라지오((Jean-Georges d’Orazio)에게 캘빈 클라인의 고위 디렉터 자리를 맡긴 것도 실망스러워했다. 

 

라프 시몬스와 장 조지 도라지오가 크리스찬 디올 파리 부티크에서 일할때 만났으며 당시 라프 시몬스는 디올의 유명한 꾸띄리에였다. 2016년 여름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 CCO를 맡아 뉴욕으로 이사했을때 장 조지 드라지오도 캘빈 클라인 메디슨 애비뉴 부티크의 고객 관계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라프 시몬스가 디올을 떠나 미국행을 결정하도록 부추킨 장 조지 도라지오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VMH 그룹은 라프 시몬스와 장 조지 도라지오 커플의 공개된 장소에서의 애정 행위에 대해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특히 칸 영화제에 열린 디올의 포스트-크루즈 쇼 파티에서는 두 사람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 = 장 조지 도라지오/ 라프 시몬스


캘빈 클라인 메디슨 애비뉴 부티크 고객 관계 책임자로 임명된 장 조지 도라지오는 캘빈 클라인 매장에 값비싼 현대 미술 작품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캘빈 클라인 재임기간 내내 라프 시몬스는 자신의 이름을 건 남성복 컬렉션을 계속 진행했다. 그는 새로운 조형과 아치형의 라프 시몬스 남성복 컬렉션으로 다시 한번 찬사를 받았다.

 

특히 떠들썩한 술잔치를 연상시킨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2018년 2월 바카날리아의 라프 시몬스 남성복 패션쇼는  80년대 청소년 마약 중독에 관한 영화 <크리스티에네 F>를 담아내 주목을 끌었다.

 

↑사진 = 2018 가을/겨울 라프 시몬스 남성복 컬렉션

 

이에대해 PVH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헤로인 시크(약을 한 듯 몽롱한 분위기와 시크가 공존하는 스타일)를 테마로 선보인 남성복 컬렉션은 효과가 있었겠지만 미국 브랜드 캘빈 클라인과 연관시킨 것은 옳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프 시몬스가 뉴욕행을 결정한 이후 그의 남성복 컬렉션은 뉴욕 남성복 시즌에 가장 중요한 패션쇼로 부각되며 뉴욕에서 자신의 시그너처 컬렉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 그는 파리 남성복패션위크로 컬렉션 장소를 옮겨 정작 캘빈 클라인에서 자신의 임무 수행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비난받는다.

 

게다가 PVH 책임자들은 라프 시몬스의 거만한 태도에 가장 화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임원들은 라프 시몬스가 자유와 평등의 땅 미국에서 사내 부하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사용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라프 시몬스의 동료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격렬하게 부인했다.

 

 

↑사진 =  2018 가을/겨울 캘빈 클라인 컬렉션

 

캘빈 클라인 이사회는  라프 시몬스가 엘리베이터를 부하 직원들과 함께 타지 않은 것보다 경영&영업팀과 사전에 컬렉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를 싫어했다는 사실을 한탄했다.

 

라프 시몬스는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하는 동안 디올 하우스 CEO와 회장인 시드니 톨레다노와 베르나르 아르노가 모든 컬렉션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했다. 

 

하지만 캘빈 클라인 CEO 스티브 시프만과 PVH 회장 매니 키리코에게는 자신의 사생활을 더 철저하게 보호했으며, 나빠진 매출 성과는 이사회를 화나게 만들었다.

 

↑사진 = 2019 봄/여름 캘빈 클라인 컬렉션

 

또 라프 시몬스가 기존 캘빈 클라인 디자인 팀원을 모두 해고한 것도 캘빈 클라인 이사회의 불만 요소로 작용했다.

 

장 조지 도라지오와 함께 라프 시몬스는 그의 오른팔 피터 뮐리에(Pieter Mulier)를 캘빈 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시켰다.

 

여성복과 남성복 디자이너인 프란시스코 코스타와 이타로 주첼리가 퇴출을 당했으며 또 CK 컬렉션의 대중성과 주류성을 유지하며 성과를 냈던 고도로 숙련된 디자이너 캐빈 케리건(Kevin Carrigan)도 해고당했다. 기존 캘빈 클라인 티자인팀 5명의 헤드 중 액세서리를 담당하는 울리히 그림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사진 =  2019 봄/여름 캘빈 클라인 컬렉션

 

모기업 PVH의 투자 수익율 하락에 따른 온갖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정작 라프 시몬스는 이렇다 할 메시지가 없다.

 

거대 패션 하우스에서 마녀 사냥하듯 매출 부진의 원융으로 몰아세우며 모든 책임을 디자이너에게 뒤집어씌워 쫒아내는 마지막이 처음과는 너무 다른 극과 극의 모습이다.

 

현실과 상상을 예술적으로 접목시킨 다양한 레이어드룩을 제시하며 하이패션의 일상화을 시도하며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그의 예술적 미학에 대한 찬사는 간데 없고 매출 성과를 내지 못한 디자이너로 꼬리표만 달렸다.

 

 

한편 캘빈 클라인은 연간 40억 달러(약 4조 4,980럭 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익은 5억 달러(약 5,622억 원)에 육박하는 매우 수익성이 높은 회사다.

 

하지만 지난 분기에 캘빈 클라인의 세금과 이자 전 이익은 1년 전의 1억 4천 2백만 달러(약 1,596억 원)에서 1억 1천 1백만 달러(약 1,248억원)로 떨어졌다. 모기업 PVH의 주식은 하루 만에 8%나 급감했다. 모기업의 임원들이 정말 싫어하는 결과였다.

 

↑사진 = 캘빈 클라인 2018 가을 광고 캠페인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캘빈 클라인은 사실상 수익성이 좋은 거대한 조직이다. 그러나 아직 밀라노 파리의 디올, 샤넬, 아르미니, 구찌, 프라다와 비교하면 아직 고급스러움이 부족하며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로의 이미지가 여전히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한편 한편 라프 시몬스는 캘빈 클라인 CCO로 임명되기 전 LVMH 그룹의 디올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3년간 일했다. 그 전에는 프라다 그룹의 질 샌더에서 7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당시 그는 미니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바이어와 프레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또한 그는 지난 1995년 자신의 이름을 건 라프 시몬스 남성복을 지금까지 전개하고 있다. 라프 시몬스 남성복은 유스 컬러에 푹 빠진 남성복 마니아들 사이에서 거의 숭배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다.

 

라프 시몬스는 디올에서 물러난 지 거의 1년 후인 지난 2016년 8월에 미국 캘빈 클라인에 합류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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