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7-09-15

유엔의 북한 섬유 금수 조치는 효과 있을까?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에게 중요한 섬유에 대한 유엔의 금수 조치는 주로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혼란에 빠뜨릴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의류소매업체도 규제 준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북한 섬유 금수 조치는 효과가 있을까? 오히려 생계의 위협을 받게된 북한 노동자들의 국제 사회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간) 핵무기 수출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북한에게 압박하기 위해 북한 섬유 수출 금지와 원유 수입에 대한 한도를 포함한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의 소매업체들은 최근 몇년간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노출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 세계 패션업계는 지난 2013년 방글라데시 섬유 공장 붕괴로 1,100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은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신들의 매장에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소 브랜드들은 집행상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공급망 컨설팅업체인 MWPVL 인터내셔널의 마크 울프래트(Marc Wulfraat) 사장이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소싱을 하는  수백 혹은 수천개의 회사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 이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자원, 사람, 현금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북한에서 섬유는 2016년 석탄과 기타 광물에 이어 두번째로 큰 수출 품목으로 약 7억 5,200만 달러(약 590억7,000만원) 규모에 달한다. 거의 80%가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북한 전문가들은 1,400Km(약 870마일) 국경선을 따라 중국과의 직물금지조항을 실행하게되면 종종 밤에 보트를 타거나 혹은 밀수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북한 전문가 크리스 그린(Chris Green)은 중국-북한 국경에 있는 가장 큰 트레이딩 허브를 언급하며 "과거에는 단동과 같은 메이저 중심지에서 아주 확실한 법률의 집행을 본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들은 여전히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과 다른 일용품을 포함한, 금지되지 않은 상품의 교역은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아웃소싱 전문가인 네덜란드 컨설팅업체 GPI컨설턴시의 폴 치아(Paul Tjia) 대표는 "북한 섬유 금수 제재 집행은 상당부분 중국에 의존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유럽과 다른 국가의 북한 직물 무역은 대부분 중국을 통해 이루어졌다. 북한 섬유 무역 금지에 행동을 취하고 중국 기업이 행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것은 모두 중국 기업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북한 국경을 방문한 일부 중국 무역업자들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교역에 의존하는 일부 사업체는 이미 파산했으며 살아 남은 무역업자들은 비-제재 품목을 거래해야 하는 등 중국 정부가 유엔 제재를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또 하나의 과제는 도덕적인 문제다. 즉 의류가 중국에서 부분적으로 생산될 수 있으며, 완성품에 부착된 '메이드 인 차이나' 라벨로 북한에서도 부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폴 치아 대표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라벨이 붙어 있어도 일부 제품은 북한에서 제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단추는 이탈리아에서, 면화는 호주나 인도에서, 노동력은 북한과 중국에서, 액세서리는 방글라데시에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유명 소매업체 타켓의 대변인은 자신들의 공급망에서 북한으로부터 들어 오는 미완성 제품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밝혔다. 젠나 팩(Jenna Rack) 대변인은 "우리는 국제적 비난을 잘 알고 있으며, 벤더와 공급업체를 위한 명확한 지침과 표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으로 부터 들어오는 제품이나 단동으로 부터 들어오는 의류 제품의 원천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섬유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통계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섬유공장에 적어도 100만명 이상이 고용되어 수출과 내수 시장을 위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이징 인민대학의 북한 전문가 쳉 샤오에는 이 수치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 크리스 그린에 따르면, 섬유 공장의 임금은 북한이 경제 개혁을 실험하던 2010년에 10배나 올랐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 노동자들은 갑자기 30원에서 300원을 벌어 들였다. 크리스 그린은 "그들은 갑작기 합리적인 임금을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컨설팅업체 GPI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유엔의 섬유 및 의류 수출 금지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북한 섬유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제재 목적이 평범한 일반 노동자들과 그들의 생계를 꾸려나갈 능력에 어려움을 조성하는 것이라면, 섬유 수출 금지 조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정권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핵 프로그램과 북한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어법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현재 북한의 수출 품목에서 광물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섬유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달러 확보 차원에서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섬유 생산에 종사하는 북한 근로자가 최소 1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당장 생산을 못하게 되면 생존권에 따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핵심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섬유 수출 제한은 배급이 끊긴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에서 생산해 수출도 있지만 일부는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큰 역할을 했는데, 수출 길이 막히면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민생에 영향이 큰 섬유 금수 제재가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국제 사회에 대한 반감과 체제 결속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유엔안보리가 북한에 90일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앞으로 섬유 노동자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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