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7-01-03

미셸에 이어 멜리니아는 패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이제 8년간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마치고 오는 1월 20일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과 작별한다. 이어 새로운 퍼스트레이디 멜리니아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을 마스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과연 멜리니아 트럼프는 미셸 오바마와 같은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지난 11, 2016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걸었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 패션계는 충격에 빠졌다. 스스로 힐러리 클린턴의 캠페인 스타일리스트를 자처했던 안나 윈투어는 물론 티셔츠 제작과 모금 운동을 주도 했던 패션 디자이너들은 힐러리 클리턴의 충격적인 패배에 망연자실했다.


더불어 힐러리를 지지했던 일부 패션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에게 옷을 보이콧하겠다는 선언하면서는 충격을 주었다. 디자이너 소피 실렛은 성명을 통해 다양성과 자유, 다양한 삶에 대한 존중을 찬양하고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새 퍼스트레이디에게는 내 옷을 입히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패션계는 일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다. 버락 오바마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토리 버치 등이 주도한 선거자금 모금을 비롯해 미국 패션계의 유례없는 지지를 받았다.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와 토리 버치는 메이드 포 히스토리라는 힐러리 후원 티셔츠를 직접 만들어 판매해 클린턴 후보 선거캠프에 전달했으며 의류업체 엘리타하리는 가을 신상품 광고의 주제를 여성 대통령으로 잡았다. 세계적인 미국 패션지 <보그>도 보그 역사상 처음으로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 트럼프 분위기와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 타미 힐피거는 멜리니아 트럼프에게 미국 디자이너들이 옷을 입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소피 실렛의 새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의상 보이콧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나는 멜라니아가 아주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나는 어떤 디자이너든 그녀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 역시 나는 기꺼이 멜라니아에게 옷을 판매할 것이다. 그녀는 매우 아름답게 옷을 잘 소화한다.”고 말했다. 젊은 브랜드인 랙&본의 디자이너 마커스 웨인라이트는 멜라니아에게 옷을 팔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위선적인 행동이다. 만약 미국의 패션산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정치적 신념은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로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 역시 모든 사람들이 멜라니아처럼 입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는 멜라니아가 미국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패션계에서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의상 보이콧 논쟁으로 확전이 된 셈이다.

 


지금까지 미셸 오바마 스타일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나름 흥미로웠다.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치프&시크 스타일을 추적하면서 패션으로 세계인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패션의 변방에서 글을 쓰는 패션 칼럼리스트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색 인종의 젊은 미국 디자이너들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적 없는 옷으로 패션 코리아의 자존심을 뭉개버린 작금의 한국 상황에 대한 분노가 오버랩 되었다.


본인은 수입 럭셔리 제품을 집안 가득 쌓아놓고 만끽(?)하면서 정작 40년 절친인 여성 대통령의 옷은 이름 없는 의상실에서 저렴한 원단으로 열정 페이 직원을 고용해 옷깃만 치켜 올린 단일 디자인만 선보인 짝퉁(?) 디자이너 최순실의 K-패션 농단 사태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분노가 되어 필자의 오장육부를 뒤틀리게 만든다.

 


미셸 오바마가 디자이너 브랜든 맥스웰의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그가 레이디 가가의 스타일리스트 출신이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참고로 당시 무명 디자이너였던 브랜든 맥스웰은 싱가포르 주지사와의 저녁 식사 자리와 <인스타일> 표지를 위해 미셸 오바마에게 옷을 입혔다. 즉 미셸 오바마는 대중문화와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아트와 아티스트들을 지원했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8년 전 퍼스트레이디가 되었을 때 무명 디자이너 제이슨 우의 드레스를 입고 취임식 무도회에 등장한 것 역시 같은 의미일 것이다.(4년 뒤에도 취임식 무도회 드레스는 제이슨 우가 디자인했다) 이외에도 나리시스 로드리게즈와 칼리 퀴신, 타쿤 파니치걸, 프로발 그룽 등 그가 8년간 착용한 드레스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약 50명 정도라고 한다.

   

지난 8년간 퍼스트레이디로 지내면서 미셸 오바마는 스스로 선택한 모든 옷차림으로 국민들과 소통했다. 그녀는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런던 패션 하우스들을 돌아다녔으며, 처음 멜리니아 트럼프를 만날 때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드레스를 입었다


 그 이유는 첫째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는 이름이 알려지기 전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 온 쿠바계 미국인으로 미셸과 같은 이민자의 성공 스토리이자 오바마 정부가 이민 정책을 옹호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도널드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에 대한 항의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컬러 팔레트였다. 블루와 레드가 합쳐진 보라색 드레스를 통해 공화당과 민주당원들의 단합을 호소한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패션이었지만 정열적인 오렌지 스트라이프는 멜리니아와 비교되는 창조적인 퍼스트레이디 패션센스였기 때문이다. 마치 멜리니아, 너도 이렇게 할 수 있니?”라고 질문하는 듯 했다. 물론 필자의 상상이다.

 


멜라니아 트럼프 역시 대중들에게 자신만의 패션 센스를 과시했다. 그녀는 도널트 트럼프의 모댈 출신 아내로 수년간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CBS의 앵커 레슬리 스탈이 트럼프 가족을 상대로 ‘60 미니츠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녀를 쳐다보며 퍼스트레이디는 이미 유명세를 탔다면서 자신들이 한 치의 빈틈도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멜리니아 트럼프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남편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통해 멜리니아는 도용한 듯 보이는 세련된 룩을 다수 착용했다. 그것은 모던한 미국 퍼스트레이드 옷차림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정교한 맞춤의 겸손하면서도 매끄러웠지만 멜라니아는 아주 강렬한 컬러와 트렌디한 소매로 자신만의 대담한 트위스트를 선보였다,

 

이러한 대담한 피스들은 대중들에게 그녀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 피스들은 그녀가 입은 후 곧바로 매진되었다. 어쩌면 멜라니아는 이미 퍼스트레이디로서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멜리니아가 이러한 룩들을 스스로 쇼핑할 뿐 아니라 록산다, 구찌, 안토니오 베라르디와 같은 디자이너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패션에 남다른 안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취임식 무도회 드레스를 비롯해 어떤 패션 하우스가 그녀에게 옷을 입힐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어쨌든 어떤 디자이너가 그녀를 선택하든지간에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관계없이 미국의 여성들의 새 퍼스트레이디 패션에 주목할 것이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퍼스트레이디는 궁극적으로 미셸 오바마와 같은 여성이거나 어쩌면 힐러리 클린턴같은 여성일 수도 있다. 이들은 옷을 사용해 국민들과 소통했으며 분위기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에서 생활하는 동안, 미셸 오바마는 하이엔드와 로우 브랜드를 적절하게 믹스했다. 그녀는 톰 브라운의 플레이드 롱 코트에 제이.크루 스터드 벨트를 착용했다. 재미뿐 아니라 허리를 타이트하게 조여 주었기 때문이다. 공식 만찬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방송 출연이나 평상시에는 대중적인 미국 브랜드를 애용한 그녀는 치프&시크스타일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에 대해 배운 셈이다.

 

무넛보다도 미셸 오바마는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여자로서는 신장이 컸지만 매끈한 팔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몸매를 과시했으며 아울러 두 가지 축제 색이 믹스된 옷으로 홀리데이 시즌을 국민들이 인식하게 만들었다.


또한 국빈 초대 만찬에서 그녀가 선택한 옷들은 의도적으로 특징 문화와 국가에 대한 지지를 선보이며 패션 외교를 펼쳤다. 하지만 미셸의 옷차림은 항상 완벽한 룩은 아니었다. 때로는 치마가 바람에 날아가기도 했고 흩날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셸의 옷차림은 여러모로 깊인 생각한 스타일을 연출했을 뿐 아니라 용감하고, 대담하고, 반항적인 미국 여성 그 자체였다. 과연 새 퍼스트레이디 멜라니 트럼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새로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는 1970년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미국계 이민자다. 멜라니아는 24세 연상인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이 된 이후 2006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 역사상 200여 년 만에 나온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져 있다. 16세 때부터 모델로 활동한 멜라니아는 180의 큰 키와 미모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멜라니아의 세미 누드 사진이 실린 잡지들은 미국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고가에 판매되기도 했다. 멜라니아가 16세 때 촬영한 잡지 의 화보는 트럼프가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을 당시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멜라니아는 이에 적극 대응하면서 남편의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멜라니아는 논란이 됐던 트럼프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관련 영상에도 등장했다. 미국 CNN2001년 영상에 트럼프가 패션쇼 무대 뒤에서 당시 여자 친구였던 멜라니아와 함께 있는 모습이 나온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나오는 부분에는 누드나 성적인 장면이 없지만 해당 영상의 다른 장면에는 알몸 여성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멜라니아는 지난 해 7월 전당대회 연설에서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지적이면서 차분한 성격에 유머감각까지 겸비해 다수의 팬들도 확보했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가 10년 전 음담패설 녹음 내용으로 위기를 겪을 때 여성으로 참을 수 없지만 남편을 용서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멜리니아 트럼프가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대외 활동은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선 역시 딸인 이반카가 멜라니아보다 더 적극적으로 선거 캠페인에 참여할 정도로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다. 투데이> "멜라니아는 남편의 곁을 조용히 지키는 퍼스트레이디로, 트럼프의 불같은 성격을 중화시키면서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세게 패션에 미치는 영향과 자신이 모델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치적으로는 소극적이지만 패션으로는 적극적인 행보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화당 정부의 퍼스트레이디들이 다소 클래식한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했던 것에 비해 다소 나이가 젊은 퍼스트레이디기 때문에 전혀 다른 스타일을 선보일 가능성고 많다. 어쨌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만큼이나 말 많았던 말레이나 트럼프의 퍼스트레이디 등극이 과연 미국 패션과 세계 패션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는 한 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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