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1-04-16

[리뷰] 발렌시아가를 해킹한 2021 가을/겨울 구찌 '아리아' 컬렉션

지난 3월 밀라노 패션위크에 불참한 구찌가 2021 가을/겨울 컬렉션 ‘아리아’를 공개했다. 구찌는 발렌시아가의 히트작을 해킹한 예상치 못한 파트너십으로 한층 진화된 구찌주의 플랫폼을 선보였다.


 


지난 3월 밀라노 패션위크에 불참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스페셜 라이브 스트리밍과 익스클루시브 내러티브 영상의 2021 가을/겨울 컬렉션 ‘아리아(Aria)’를 공개했다.


컬렉션을 앞두고 '구찌 퍼즐' 형태의 초대장을 발송하며 궁금증을 증폭시킨 구찌의 2021 가을/겨울 ‘아리아’ 컬렉션은 구찌의 100년 역사에 찬사를 보내고 진화를 통한 끝없는 탄생을 기약한 한편의 아리아였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올해 구찌 탄생 100주년을 맞아  창립자 구찌오 구찌가 1900년 런던 사보이 호텔 벨보이로 근무하며 우아하고 정교한 가죽 제품에 대한 안목을 기르고 1921년 승마용 가죽 제품을 만들었던 시절의 위대한 유산을 소환했다.



사보이 호텔을 런웨이 세트장으로 연출한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헬멧, 홀스빗, 턱받이, 채찍 등 다양한 승마 시그니처를 소환하고 톰 포드 시대의 섹시한 매력을 페티시즘적인 섹슈얼리티로 변주하며 구찌의 유산에 경의를 표했다.



글래머, 이브닝 드레스, 투명한 바디 슈트, 스파클링, 네크리스, 깃털 슈트 등 옛 헐리우드 실루엣은 미켈레식 구찌 스타일로 재탄생했으며 모자 및 부츠는 전반에 구찌의 상징인 홀스빗(말 재갈) 모티브가 사용되었다.


특히 미켈레의 이번 아리아 컬렉션은 구찌와 발렌시아가, 두 럭셔리 브랜드의 히트작을 믹스한 예상치 못한 파트너십과 실험적인 브랜딩으로 한층 진화된 구찌주의 플랫폼을 제안해 화제를 모았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발렌시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와 협업을 통해 '구찌x발렌시아가'의 공동 컬렉션으로 불릴 정도로 상호 디자인 시그너처를 파격적으로 차용하고 믹스했다.


보통의 경우 특정 브랜드의 유명한 심볼, 디자인을 차용하면 당장 법정 소송 등 논쟁에 휘말리지만 럭셔리 그룹 케어링 산하의 두 럭셔리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수장은 협업을 넘어 디자인 절충을 통한 흥미로운 컬렉션으로 승화시켰다.


예를들어 발렌시아가 로고가 뒤덮힌 슈트, 발렌시아가의 모래시계 백에 구찌 더블 G로고를 믹스한 구찌 백, 발렌시아가의 양말 부츠에 구찌의 플로럴 프린트를 믹스한 부츠 등이 대표적이다.


구찌 모노그램 캔버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코트, 재킷 등에는 발렌시아가의 로고가 사선으로 프린트되고 여성용 재킷 및 드레스에는 발렌시아가와 구찌 로고가 불규칙한 패턴으로 그려지며 새로운 구찌주의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노스페이스 등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 캡슐 컬렉션 등을 자주 발표했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발렌시아가와의 프로젝트는 협업 또는 캡슐 컬렉션이 아닌 해킹"이라고 밝혔다. 


즉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가 디자인한 상징적인 모양과 심볼 등을 약탈한 해킹랩의 일종이라고 전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기자회견에서 구찌 하우스의 100년 전통과 구찌 브랜드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며 구찌의 유산은 올해 말 개봉을 앞둔 구찌 가문의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는  레이디 가가와 아담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아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레이디 가가는 구찌의 '하우스 오브 구찌'에서 구찌 창업자의 손자 마우리치오 구찌 회장의 부인 레지아니 역을 맡아 20세기 후반 럭셔리 산업과 당시의 구찌 의상들을 그대로 재현, 벌써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구찌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패션 캘린더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개혁을 단행, 연간 5번의 패션쇼를 1년 2회로 축소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7월에는 구찌 디자인팀 직원들을 모델로 내세운 133개의 톡특한 룩북 이미지와 시각적 서술 기능의 12시간짜리 '에필로그 컬렉션'으로 전통적인 패션관점을 뒤집는 실험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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