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토크 |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2019-05-28

"패션의 미래는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최근 자신의 첫 크루즈 컬렉션을 발표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한 이탈리아 패션의 대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일본과 일본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으며, 패션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았다.




최근 자신의 첫 크루즈 컬렉션을 발표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한 이탈리아 패션의 대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일본과 일본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980년 리차드 기어가 입은 의상을 통해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를 역사상 가장 유명한 패션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며, 그만큼 할리우드 영화계와 밀접한 디자이너는 드물다.


할리우드의 황금시대가 그의 가장 큰 영감의 대상이었으며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바로 아시아, 특히 일본이었다.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가 개봉된지 1년 후,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그의 가장 고도의 예술적 기교를 선보인 패션쇼 중 하나인 1981 가을/겨울 컬렉션을 무대에 올렸다. 이 패션쇼는 일본의 영화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의 가장 호평을 받은 영화 <카게무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올해 84세인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 영화는 자신의 도플갱어인 왕을 대신하는 도둑에 관한 멋진 이야기다. 그러나 왕이 죽으면 도둑은 그를 대신해 싸울 수 밖에 없다. 나는 그 컬렉션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잘 팔리지는 않았다. 나는 순수한 아르마니가 아닌 정치적 견해에 대한 개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직업은 대중을 기쁘게 하는 것이지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치 당시 쇼에 고전적인 테일러링과 세련된 색채에 대한 옹호처럼 보였다.


오랜만에 일본 도쿄를 방문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일본인들의 "멋진 테이스트를 위한 아름다운 시선"과 "과거의 황실과 매우 세련된 현재가 항상 공존하는" 일본 문화를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그의 첫 번째 크루즈 런웨이 쇼를 무대에 올렸고, 도쿄의 메인 플래그십을 재오픈했다.


'아르마니 타워'라는 이름을 붙인 플래그십은 11층 공간을 개조했으며, 여섯 가지 종류의 대리석을 추가했다 또 르네상스 시대의 멋진 프레스코가 특징인 일련의 거대한 유리 장식물을 포함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어떤 바로크도 무시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에게는 급진적인 이탈이었다. 신기하게도 마니에리즘(16세기 이탈리아의 지나치게 기교적인 미술 양식)적인 색채들은 영화 <카게무샤>에서 <란>에 이르기까지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후기 작품을 떠올렸다.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쇼핑 지역 중 하나인 긴자에 2007년에 처음 오픈한 56미터 랜드마크 건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부티크는 디자이너가 특히 좋아하는 건물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극적인 대나무 모티브를 아래쪽 바닥까지 확장하고 커다란 플래티넘 'GA' 로고를 추가했지만 오리지널 외부 유리 껍질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이 부티크는 액세서리 및 선물 전용 지상층, 디자이너의 대표적인 여성복 및 남성복 컬렉션용 2층과 3층, 개인적인 피팅을 위한 4층, 아르마니 고급식당을 위한 2개 층 등 총 6,000여 평방미터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살아있는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아르마니의 사업은 최근 몇 년간 부진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3억5000만 유로(약 3조 1,232억 원)로 7%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자상거래 매출이 6천만 유로(약 797억 원)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아르마니 향수는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2018년 로레알과의 라이센스를 통해 아르마니 뷰티 소매 매출이 12억 유로(약 1조 5,942억 원)를 기록했다. 게다가 아르마니는 10억 유로(약 1조 3,285억 원)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칼 라거펠트가 사망함에 따라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전 세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살아있는 디자이너 중 최연장자가 되었다. 전설적인 80대 노장은 일본에서 며칠동안 있으면서 고대 도시인 교토도 방문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크루즈 쇼가 있던 날 아침 "교토에 관광을 다녀왔는데 정말 신기했다. 역사는 아름다웠다. 어제 교토에는 30년 동안 아르마니를 입었다고 말하는 잘생긴 남자가 있었다. 내가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나는 큰 감동을 받았고 그는 울기 시작했다. 교토에서도 여성들이 나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구했을 때 그녀들의 손도 떨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패션쇼가 끝난 후 건축가 안도 타다오,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야마자키 켄토, 카미시라이시 모카, 스즈키 호나미 등은 아르마니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일본에서의 바쁜 일정 속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주일 이탈리아 대사관 안에서 일본백화점협회로부터 상을 받았고, 가장 보람된 순간은 2011년 끔찍한 일본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유네스코 협회 장학금을 지원한 것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것이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2019 칸 영화제 시사회에서 세계 최고의 영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르마니를 입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는 "레오는 몇 년 동안 내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었고 이번 칸 영화제에서 그의 모습은 우아해 보였다. 레드 카펫은 천 가지 아이디어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음에도 모두 클래식한 리틀 턱시도를 착용하는 점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사진 = 2019 칸 영화제 시사회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아르마니 턱시도 슈트를 착용했다.



일본에서 그가 선택한 패션쇼 장소는 우에노 공원에 있는 일본의 가장 권위있는 기관인 도쿄국립박물관 내부로 전형적으로 아르마니스러웠다.


신고전적인 식민지 시대의 공간의 뮤티드 색채는 컬렉션과 아주 잘 어울렸다. 반면 대조적인 새로운 플래그십매장은 아르마니 카사 백화점과 지하철역이 연결되는 지하 2층에 미묘한 일본과 이탈리아 벽지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그는 "임대차 계약에 따르면 십여 년에 한 번꼴로 공간을 개조해야 하는데, 그것이 나와 잘 맞았다. 그러나 나는 긴자에서 혁명을 원치 않았다. 단지 조용한 진화를 원했다"고 말하면서 일본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해 '바로 장소의 침묵이다. 밀리노에서는 끔찍한 소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금요일 패션쇼가 끝나자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새로운 일본 황제 나루히토를 만나는 첫 번째 외국 지도자로 4일간 일본을 방문하는 가장 시끄러운 정치인 도날드 트럼프의 도착을 피해 밀라노행 전용 걸프스트림 제트기에 탑승했다.


그렇다면 밀라노의 리나센터 백화점에서 윈도 드레서로 패션계에 첫발을 내디딘지 50년이 지난 지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80대의 패션 노장은 "나는 여전히 패션의 미래가 매우 궁금하며 낙관적이지도 비판적이지도 않다. 아마도 나는 급격한 변화를 보기 위해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 미래는 나를 걱정시키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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