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1-03

靑馬탄 지속가능 패션, 날개를 달자

지구를 지키기 위한 범 지구적 캠페인으로 시작된 지속가능 패션에 패션 디자이너들과 빅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이유



지구를 지키기 위한 범지구적 캠페인으로 시작된 지속가능 패션(Sustainable Fashion)은 지난해에도 세계 각국의 패션 애호가들 사이에서 리딩 트렌드 중 하나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을 지속했다. 청말띠 해인 올 2014년 역시 지속 가능 패션은 청마(靑馬)를 타고 힘차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윤리적 패션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성공 요소인 패션 미학 부분 결여라는 단점을 드러냈지만 최근 지속가능 패션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미학적 업그레이드 행보는 대중적인 주목을 끌고 있어 향후 지속가능 패션의 산업적 확산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지구적인 환경 문제와 의류의 수명에 포커스를 맞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한 지속가능 패션은 이제 더 이상 저명한 사회운동가들이나 환경운동가들에 국한하지 않는 범지구인들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패션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개념인 공정무역과 윤리적 패션(Ethical Fashion)이 유럽 명품 하우스와 거대 SPA 브랜드 사이에서 화두로 등장하면서 지속가능 패션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닌 실천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지속가능 패션은 패션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이태리 등지에서 활발히 논의되거나 실행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의 패션 관련 대학에서는 석사 과정에 지속가능 패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플랫 인스티튜트에서는 생산 공정상의 원가를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프린트 슈즈를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즉 집으로 배달된 프린트 슈즈를 소비지가 접어서 바로 신을 수 있는 DIY 신발이 개발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결국 그 아이디어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적인 부분이 더 보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패션 위크나 파리 패션 위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패션 위크에서도 지속성장 패션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지구를 푸르게 푸르게” 라는 환경 보호 구호가 패션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벤쿠버 에코 패션 위크나 베를린 에코 패션 위크같은 에코 패션과 지속가능 패션만을 다루는 행사도 하나 둘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조차 환경 친화적인 패션 라인을 자신들만의 버전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조심스레 선보이고 있다.


뉴욕 패션 위크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니나 스카라(Nina Skarra), 킴벌리 오비츠(Kimberly Ovitz), 그리고 브라질의 리딩 브랜드 오스쿠렌(Osklen)의 오너이자 디자이너인 오스카 메트사바트(Oskar Metsavaht) 등과 같은 패션 디자이너들은 100% 생분해성 섬유와 뉴욕 패션 위크의 최근 에디션 중 하나로 디자인된 에콜로지 소재를 사용하면서 적극적인 지속 가능 패션의 상업화와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지속 가능 패션 디자이너들. 위로부터 Nina Skarra, Kimberly Ovitz, <Osklen >


특히 오스카 메트사바트가 전개하고 있는 오스쿠렌은 브라질 뿐 아니라 뉴욕과 도쿄 등에도 매장을 오픈하며 에코 패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스쿠렌은 브라질의 유산을 반영하는 한편 지역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메트사바트는 2007년 가을/겨울 컬렉션에 유기농 소재, 울, 내추럴 라텍스, 피시 레더를 사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소재들은 비영리 단체인 인스티뉴토-e(Instituto-e)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것으로, 메트사바트는 이 소재들을 고감도의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오스클린은 현재 지속가능 패션을 통해 브라질 소비자들에게 행동 양식을 결정짓는 의식적인 에코 소비를 제안하고 있다.


오스카 메트사바트는 지난 2012년 브라질에서 열린 글로벌 자속 가능 포럼에서 "지속가능성 및 꿈꾸는 산업"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입을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개발 국가가 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생각에 하나의 장애물이 있는데 바로 브랜드화를 위한 계획이 부족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가치를 추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지 상품 공급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져 미국에 파는 유명 브랜드보다는 브라질의 지속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오래 고민하고, 비싸게 사서, 오래 입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에티컬 패션주의자 비비엔 웨스트우드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패션쇼 이벤트 이외에도 네타포르테닷컴과 같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온라인 럭셔리 쇼핑몰 또한 환경 친화적인 스타일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네타포르테닷컴은 지속 가능 패션 지원 프로젝트인 ‘그린 카펫 챌린지(Green Carpet Challenge)’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환경 친화적인 패션 스타일을 지향하는 캡슐 컬렉션을 선보여 전 세계 소비자들로 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캡슐 컬렉션에는 '버버리프로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CE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 빅토리아 베컴, 스코틀랜드 출신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 에르뎀,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롤랑 뮤레 등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5명의 디자이너들이 각각 투피스 의상을 에코 패션으로 디자인해 제시했다. 특히 이 의상들을 할리우드 스타 엠마 왓슨이 입고 화보를 찍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Net-a-porter와 콜레보레이션한 디자이너들. 위로부터 Christopher Kane, Christopher Bailey, Victoria Beckham, Erdem, Roland Mouret>


이러한 에코 패션의 디자인 특화에 SPA 브랜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인 패스트 패션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의 할리우드에서 영감을 받은 레드 카펫 특화 라인인 'H&M 익스클루시브 컨셔스 컬렉션(H&M Exclusive Conscious Collection)이다. 이 컬렉션의 특징은 모든 제품을 오가닉 코튼,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 폴리아미드, 텐셀과 같은 환경 친화적인 소재로만 만들었다는 점이다.


<H&M Exclusive Conscious Collection>


디자이너들이나 리테일러들이 추진 중인 윤리적 패션(Ethical Fashion) 외에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Oscar Academy Awards)과 같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행사에서도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에 대한 지원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레드 카펫 그린 드레스(Red Carpet Green Dress) 콘테스트를 진행했고 우승한 작품들을 여배우 미시 파일(Missi Pyle)과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가 에프터 파티에서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Red Carpet Green Dress Contest 수상작은 입은 배우들. 위에서부터 Missi Pyle, Naomie Harris >


20세기가 기술 혁명의 노동집약적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디자인 혁명의 지식정보 집약사회다. 지식정보 집약사회에서 최고의 핵심 역량은 창의적인 인재에 의한 디자인과 제품, 기술, 마케팅의 혁신이다. 패션처럼 트렌드가 빠른 산업에서의 디자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지속가능 패션은 윤리적인 문제이자 창의성의 문제이다.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공정 무역을 통해 인류가 더불어 살아가자는 취지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최근 핵 유출 문제나 온난화로 인한 지구촌 이상 기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하지만 환경 보호와 저개발국가 임금 착취 금지라는 윤리적인 담론만으로는 지속가능 패션을 지속(성장)가능 패션으로 변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패션은 미적 판타지를 주어야 할 사명 또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한다. 오가닉과 리사이클,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 패션의 성공여부는 디자인 개발에 달려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글로벌 SPA 브랜드, 심지어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이 지속가능 패션의 디자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글 이주영 패션일러스트레이터/ 동덕여대 패션디자인과 강사

nanju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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