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8-08-17

디올 '새들 백' 과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그 논란에 대한 단상

디올이 추억의 핸드백으로 부활시킨 '새들 백'이 매스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논란이 뜨겁다. 과도한 노출과 협찬은 언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으로 구매 욕구를 감소시키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 2월 파리에 있는 디올 쇼룸에서는 전 세계 바이어와 에디터들이 몰려들어 행사장에 전시된 특별한 액세서리에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고 있었다. 바로 디올 새들 백이었다.

 

가방 모양 때문에 말에 얹는 '안장(saddle)'이란 단어에서 유래한 새들 백은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디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던 지난 2000 봄/여름 디올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였다.

 

디올 새들백은 존갈리아노 전성시대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급부상해 곧바로 '잇' 백이라는 성배가 되었다. 초창기 새들 백 유행을 이끈 상징적인 스타들은 당시 파파라치의 주요 타겟이었던 패리스 힐튼과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패션에 집착하는 여주인공 캐리 브래드쇼를 연기한 사라 제시카 파커였다.

 

20년이 지나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2018 가을/겨울 다올 컬렉션에서 브랜드 유산인 새들 백을 보헤미안 느낌의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새들 백의 부활은 2000년대 초반 향수(nostalgia)를  자극하며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레플리카(replica)의 성공적인 컬렉션으로 마케팅 관점에서 봤을 때 의미있는 프로모션 전략이었다.

 

또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에 의해 재탄생한 디올 새들 백은 지난 719(현지시간) 일반적인 신상품보다 빠르게 출시되었다. 

 

이와 동시에 수십명의 영향력있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Sponcon이 표시된 새들 백 게시물을 포스팅했으며 소셜 피드에는 새들 백 관련 컨텐츠가 30배 이상 올라갔다.

그러나 디올의 인플루언서를 전면에 내세운 적극적인 소셜 마케팅은 오히려 고객들의 구매욕구를 감소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을 댓가로 인플루언서들에게 지급하는 공짜 제품 협찬은 이미 관례화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은 게시물 1개를 포스팅할 때마다 수천~억대까지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 하우스들의 과도한 협찬과 넘쳐나는 홍보성 게시물들은  계산된 홍보 전략으로 비쳐지며 언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젊은세대의 구매 욕구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16디올의 여성 최초 아트 디렉터로 부임한 마리아 그라치아 치루이는 눈길을 끄는 로고와 떠들썩한 페미니즘 슬로건 티를 디올 컬렉션에 포함시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또한 전통적인 디올 모노그램 부활과 함께 프랑스 하우스에 신선함을 부여하고 나름 효과도 보았다. 특히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키아라 페라그니 등 핫 셀러브리티들이 착용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셀럽에 의존한 마케팅 전략은 단기간에 인기가 시들해질 수도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자주 다루었던 '대서양' 매거진의 전속작가 테일러 로렌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시장을 과포화시키는 행위로 나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상품 진열대에 가방이 존재하는 시간은 더 짧아질 것이며 소비자들은 2초마다 피드에서 동일한 상품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이유며  만약 팬층이 중복되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아이템을 대량 발송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제공하는 기증품이나 공짜 제품 협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게시물에 해시태그 #ad라는 유료 홍보 활동 표기를 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은 광고물이라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

 

패션 하우스의 너무 과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필연적으로는 전략적이지 못한 전략이다. 그것은 싸구려로 전락할 수 있으며, 더 나쁜 것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 중국 인플루언서 엘리 리의 디올 새들백 착용 장면

 

지난 7월 중국에서는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생소한 인플루언서 엘리 리(Elle Lee)가 디올 새들 백 재 런칭 중국 캠페인에 등장해 중국 본토 팔로워들에게 조롱을 당했다.

 

내용은 단순하다. 한 여성 고객이 디올에서 가방을 사고 메는 과정이 담겨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영세한 패션 회사가 만든 것처럼 영상의 구도와 구성 등이 부자연스럽고 촌스러웠다.

 

결국 동영상 콘텐츠는 제품을 값싼 싸구려처럼 만들었다. 중국 럭셔리 전문 매거진 '징 데일리(Jing Daily)'에 따르면, 이 아이템은 중국에서 2,650달러에서 6,000달러 사이에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었다고 한다.

 

'대서양' 매거진의 전속작가 테일러 로렌즈는 "디올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주요 목표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접근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고 지적했다. 만약 디지털 마케팅이 유행 제품에만 집중된다면 빨리 싫증이 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사람들이 갈망하는 물건이나 브랜드를쉽게 구할 수 없다면 갈망은 더욱 커질것이다. 사람들은 럭셔리 제품에 대한 나름의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특정 아이템에 대해 과소비를 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15년 동안 패션계에서 일한 디지털 마케터이자 컨설턴트인 디나 피에로(Dina Fierro)"럭셔리 브랜드의 과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핵심 소비자들에게 소외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 디올 하우스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구매해 온 핵심 소비자들은 인해전술식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특정 제품에 대해 구매를 기피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인스타그램 피드에 디올 '새들 백'을 착용한 각국 스타&인플루언서


디올과 같은 유서 깊은 패션 브랜드가 디지털 방식을 수용하고 혁신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수용하는 시기가 늦었지만 문제는 늦은 만큼 벤치마킹을 통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나 피에로는 "시장별, 지역별로 전세계를 봤을 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둘러싼 정교함의 정도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비교했을 때, 미국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매우 성숙한 시장이다.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많이 해결했다. 또한 피드에서 무엇이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나 피에로는 "새들 백의 재런칭은 분명 잘 기획된 눈에 띄는 패션 프로모션 전략이었다. 그러나 캠페인은 오픈 마인드와 다양성이 부족했고, 마케터의 관점에서 볼 때 단조롭고 브랜드와 무관한 느낌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틈새시장인 마이크로-인플루언서를 무시하고 세계적인 메가-인플루언서만 포함시킨 것은 다소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테일러 로렌즈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똑같아 보이며,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가방을 갖게 들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사람들과 어울리기에는 부족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 하지만 많은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목이 있는 럭셔리 쇼핑객들은 이런 종류의 메이저 인스타그램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 목표 타겟이 어디냐에 따라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 인스타그램 피드에 '펜디' 제품을 착용한 인플루언서

 

최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또 다른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는 펜디다. 이 브랜드는 고전적인 더블 F 주카 프린트를 최근 런웨어 컬렉션에 다시 도입해 빈티지 버전을 더욱 탐나는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켄달 제너, 하디드 자매, 가장 최근에는 킴 카다시안 웨스트 등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이탈리아 브랜드의 광고 캠페인에 출연해 아주 오랜만에 펜디를 업계와 대중문화로 다시 불러왔다

     


디나 피에로는 "럭셔리 브랜드 캠페인은 젊은 소비층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디올의 경우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새들 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디올 브랜드 가치와 인식 재정립이 먼저 필요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올의 이같은 전략은 승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반면 일시적인 성공으로 끝이 날 수도 있다.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바랐다면 전략적인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과포화된 매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브랜드에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시대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시선으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소셜 미디어 소비자들은 분명 이전 소비자들에 비해 스마트 소비를 하고 전략적인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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