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7-12-18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만들어낸 '메건 마클' 현상과 기업들의 전략

영국 왕실 로얄 패밀리로 입성한 메건 마클이 착용한 모든 패션 아이템이 동나면서 강력한 ‘메건 마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메건 마클 효과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의 원초적인 본능이 만들어낸 현상으로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발빠르다.




지난 2010년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가 공식 약혼 발표 당시에 케이트 미들턴이 입었던  드레스는 지금까지 유행을 타지 않고 현재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롱텀 스테디 셀러로 현대사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룩으로 기억되고 있다. 

 

케이트 미들턴의 우아함과 고상함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399파운드(약 58만원)의 로얄 블루 실크 저지 랩 디자인의 드레스는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브랜드 이사(Issa)는 꿈같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사(Issa)의 명성은 곧 몰락으로 이어졌다. 이사(Issa)의 브라질 출신 디자이너 다니엘라 헬라옐(Daniella Helayel)은 준비가 미흡해 고객의 수요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으며 투자자를 찾아 대다수 지분을 매각했다.

두사람은 창의성에 대한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졌고 2015년 회사는 문을 닫았다. 이는 메건 마클 수혜를 입은 브랜드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 되고 있다.

 


메건 마클과 해리 왕자의 약혼 발표는 마치 7년전 데자뷰 현상을 보는 듯 느껴진다.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엄 왕자가 메건 마클과 동생 해리 왕자로 바뀌었지만 캐나다 브랜드 '라인(LINE)'의 화이트 로브 코트가 이사의 랩 드레스 자리를 완벽하게 메꿔주었다.


450파운드(65만원)짜리 화이트 코트는 단 몇 분만에 매진되었고, '라인'은 메건 마클에게 열광하는 현상에 깜짝 놀라고 있다.
 


캐나다 브랜드 '라인'의 사장이자 공동 창업자인 존 무스카트(John Muscat)는 "그녀가 공식 약혼 발표에서 우리 코트를 입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회사로서는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메건 마클이 수년동안 브랜드의 단골 고객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어 "약혼 발표 사진이 대중들에게 공개된 직후 이메일과 전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메시지 유입이 빗발쳤다. 코트는 2017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단 몇 분만에 매진되었다."고 덧붙였다.

 


'라인'은 포토콜 행사 다음 날 아침에 몇 분동안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으며 약혼 발표를 한 지 벌써 3주나 지났지만 화이트 코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자 '799 캐드 화이트 코트'라는 제품명을 '마크리'로 바꾸었다.

 

존 무스카트 사장은 "이는 그녀가 우리를 존중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으로 그녀를 존중하는 우리 방식이었다.

 

우리의 이 특별한 랩 스타일 코트는 우리 컬렉션에서 가장 상징적인 피스가 되었으며 시즌이 거듭될수록 다른 컬러의 비슷한 실루엣 코트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건 마클 효과는 라인의 코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윈터 화이트 코트 안에 입은 이탈리아 브랜드 패로슈(P.A.R.O.S.H)의 슬리브리스 시스 드레스와 아쿠아자라(Aquazzura)의 스트래피 누드 펌프스 역시 모두 판매 물량이 동나면서 강력한 ‘메건 마클 효과'를 입증했다.


패로슈의 디자이너이자 창업자 파올라 로셀로(Paola Rosello)는 "1시간도 채 안되어 '메건' 드레스가 모두 팔렸으며 5,000명의 고객들이 동시에 구매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브랜드 런칭 이후 이같은 방식을 전혀 경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이사' 브랜드와 같은 불행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고객의 수요를 자신들이 충족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요즘 많은 유명인사들과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소비자 행동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나 카다시안-제너 패밀리 군단의 경우 미주 중심으로 제한적인데 반해 케이트 미들턴과 메건 마클은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20년동안 소비자 행동을 연구해 온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심리학 교수 캐서린 얀센-보이드(Cathrine Jansson-Boyd) 박사는 그 이유는 이미 결혼했거나 혹은 로얄 패밀리 멤버가 되기 위해 결혼을 하는 아주 단순한 사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서린 얀센-보이드 박사는 "동화같은 삶을 열망하고 부러워하는 현상이 사회화되었다. 케이트 미들턴과 메건 마크리와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가 현실에서 일어날 때, 사람들은 매우 흥분하고 자신과 동일시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그녀가 입은 코트를 통해 경험의 일부를 만들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그것은 보통 거짓 희망이지만 우리는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도 언젠가 분명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건 마클은 미드 '슈츠(Suits)'에서 연기한 여주인공 레이첼 제인 역할 덕분에 해리 왕자와 약혼하기 전부터 셀러브리티였지만 해리 왕자와의 약혼을 통해 인지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

캐서린 얀센-보이드 박사는 "로얄 패밀리 측면에서는 일반인들은 그들과 동일시될 수 없다. 그들은 일반인들의 리얼 라이프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건 마클은 옆집 소녀, 언니, 누나같은 분위기다. 요즘같은 다국적 시대에 새로운 유형의 왕족을 대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그녀는 혼혈이다. 사람들은 하나의 배경보다 문화적으로 뒤섞인 현상을 통해 친근함을 느끼고 그 사람들과 더욱 더 동일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친정은 미국, 시댁은 영국, 패션은 캐나다라는 묘한 조합은 새로운 형태의 로얄 패밀리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패션에 대한 그녀의 접근법 역시 광적인 구매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럭셔리 제품도 없고, 아방가르드 디자인도 없고, 허세를 부리는 사치스러운 가격 택도 없다.

 

하이 스트리트 스타일로 대변되는 그녀의 룩은 심플하고 미니멀하다. 심지어 그녀가 신은 알투자라 신발은 약혼 발표 때 이미 판매중인 제품이었다. 즉 케이트 미들턴과는 또 다른 '치프 & 로얄' 스타일을 선보인 셈이다.

 

 

이들 커플이 약혼 발표 후 노팅엄 유스 프로젝트 첫 공식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메건 마클 효과는 다시 한번 패션계를 강타했다.

 

그녀는 캐나다 브랜드 맥케이지(Mackage)의 긴 더블 브레스티드 네이비 코트와 오스트리아 브랜드 월포드(Wolford0의 블랙 터틀넥, 런던 브랜드 조셉의 아이보리 스커트, 스코틀랜드 가방 브랜드 스트라스베리의 토트 백, 영국 슈즈 전문점 커트 기어거의 스웨이드 부츠를 착용했다. 그야말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국적 브랜드를 선보였다.

 

 

캐나다 브랜드 맥킨지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자이너 에란 엘파시(Eran Elfassy)는 "매건이 코트를 처음 선보인 날 우리사이트는 트래픽이 급증했으며 판매가 전년 대비 362%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트는 즉시 매진되었고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맥킨지의 또 다른 공동 설립자 디자이너 엘리사 다한(Elisa Dahan)은 "우리는 사전 주문을 받았지만  48시간만에 울이 모두 소진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코트를 생산하고 싶지만 더이상 원단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지만 재료가 없어 생산하지 못하는 업체와 비슷한 상황이다.

 

 

스코틀랜드 가방 브랜드 스트라스베리(Strathberry)도 웹 트래픽이 급증했다. 메건 마클이 이 토트 백을 선보인 다음날 약 10만명이 달하는 유저들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리고 가방은 온라인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소매점에서 11분만에 매진되었다.

 

스트라스베리의 미국 독점 소매업체인 삭스 피프스 에비뷰 역시 메건 마클 효과로 '매출이 곧바로 급증했다'고 삭스 피프스 에비뉴의 수석 머천다이저 트레이시 마골리스(Tracy Margolies)가 말했다.

 

 

스트라스베리의 PR 디렉터 리아니 헌들비(Leeanee Hundleby)는 "메건 마클이 그 가방을 든 이후 약 3,500명의 고객들이 1월말에 선적되는 사전 주문에 사인을 했다. 첫번째 선 주문은 하루만에 매진되었다"고 하며 "다른 스트라스베리 토트 백 매출 역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캐서린 얀센-보이드 박사는 "메건 마클 효과는 새로운 커플의 동화같은 로맨스가 불러온 신데렐라 컴플렉스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메건 마클 효과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의 원초적인 본능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기업들은 7년전 케이트 미들턴을 반면교사로 삼아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메건 마클 효과에 관심이 쏠리면서 영국 패션계는 브렉시트 이후 침체한 패션업계 분위기를 살려 줄 구원투수로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현재 영국에서 완판왕이라 불릴 정도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케이틀 미들턴과 아들 조지와 공주 샬롯이 그 좋은 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공식 행사에서 다국적 브랜드를 선택한 메건 마클 때문에 과연 자국의 젊은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홍보한 미셸 오바마나 케이트 미들턴과 같은 행보를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메건 마클의 첫 번째 선택은 친정인 미국도, 시집인 영국도 아닌 캐나다 브랜드 라인이었기 때문이다.

 

 

 



약혼 발표 날 입은 라인 코트 뿐 아니라, 같은 날 했던 18K 귀고리 역시 토론토에 본사가 있는 버크스(Birks) 제품이었다. 2017년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상이군인 행사 '인빅터스 게임'에서 입은 가죽 코트와 드레스도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맥키지(Mackage)와 캐나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 아리치아(Aritzia) 제품이었다. 이외에도 메건 마클은 센테이러(Sentaler)·소이아앤쿄(Soia&Kyo)·스마이드(Smythe) 등 수많은 캐나다 브랜드를 입고 촬영에 나섰다.



매건 마클과 다수 캐나다 브랜드의 의도적이지 않은 PPL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매건 마클을 유명하게 만든 미드 '슈츠(Suits)' 촬영이 캐나다에서 대부분 이뤄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법정 드라마에 7시즌까지 출연하면서 7년 동안 토론토에서 거의 살다시피했다. 결국 토론토에서 촬영이 진행되다보니 캐나다 브랜드를 입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여기에 메건 마크리의 절친이자 스타일리스트 제시카 멀로니(Jessica Mulroney)가 캐나다 브랜드 코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 총리의 스타일리스트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친정과 시댁이 아닌 캐나다를 선택한 그녀의 행보는 드라마를 통한 우정을 염두에 둔 단발성일지 아니면 지속적일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한편 진정한 '메건 마클 효과'는 내년 5월로 예정된 결혼식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혼 경력에 혼혈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할리우드 배우 매건 마클은 다른 로열 패밀리 멤버와 달리 로얄 드레스 코드를 과감히 깨고 있다.

 

공개적인 교제를 시작한 커플은 오프 듀티 타임에 함께 찢어진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었고 공식 약혼 발표 때도 스타킹없이 맨다리로 구두를 신는 '모험'을 감행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연스러운 일상 옷차림까지 공개했다.

이런 파격적인 행보 때문에 그녀의 웨딩 드레스 역시 주목의 대상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을 선택한 미래 동서인 케이트 미들턴의 선례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시댁이 아닌 친정 미국 디자이너를 선택할지 그도 아니면 자신의 성공을 있게한 드라마를 찍은 캐나다를 선택할 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결국 내년 5월 영국에서 메이 퀸이 탄생하는 순간 확인해 볼 수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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