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03-22

[SFW 리뷰] 디자이너 홍혜진의 '멋’과 ‘맛’이 만난 달콤 쌉싸름한 음식남녀

디자이너 홍혜진의 2015 가을/겨울 스튜디오 K 컬렉션은 태생적인 구조적인 아포리즘에 맛의 분자 구조학이 만나 달콤 쌉싸름한 음식남녀의 밀땅을 보여주는 듯 했다. 특히 시크한 ‘멋’과 오감의 ‘맛’이 맛난 캣워크 위에는 현대인들의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매년 1년에 두 번 서울패션위크를 취재하는 필자에게 가장 큰 기쁨은 디자이너의 스텝 바이 스텝을 견지한 업그레이드를 바라보는 것이다. 늘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하는 디자이너들이 겪는 산고의 고통을 잘 알고 있기에 그 열매를 바라보는 마음도 애틋하고 짠하다.

 

스튜디오 K의 성장 통을 바로 보는 필자에게 디자이너 홍혜진은 늘 물음표를 던져준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깊이와 혜안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늘 역사, 문화, 과학적인 스토리를 위트있는 디자인으로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너무 상업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질라치면 구조적인 아방가르드로 방어하고 너무 아트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질라치면 컨템포러리한 머스트 바이 아이템으로 필자의 너무 앞서간 예단에 경종을 울린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스튜디오 K는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아이코닉 디자이너로 뇌리에 똬리를 틀고 패션 쇼를 보는 기쁨과 리뷰를 쓰는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다.

 

얼마 전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심각한 얼굴을 하고 웃긴 사람처럼 보일 듯 말 듯 소소하게 위트를 담은 옷이 좋다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밝혔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참 웃음에 박한 듯하다. 하지만 무표정한 듯 멋쩍은 어정쩡한 미소는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어쩌면 파안대소하는 당당함보다 그녀의 수줍은 미소 속 숨어있는 은밀함에서 포용력과 깊이 있는 성찰이 엿본다

 

 

패션의 본질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역사를 보듬는 것이다. 그녀가 지향하는 패션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달콤하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그녀가 생각하는 패션을 통한 적당한 배려는 지나치고 거창한 위로보다 소소한 즐거움을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이었다. 군것질처럼 소소한 먹을거리는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라는 생각에 도달하자마자 미각을 시각화 시킬 방법을 연구했다. 따지고 보면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의식주는 한 번도 그 트라이앵글을 깬 적이 없다. 조화를 이루면서 인류와 늘 동거동락했기 때문에 은 가깝고도 먼 친척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그녀는 사람이 맛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화학 물질이 배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달콤함이나 매콤함의 구조를 들여 보다가 화학 구조식이 얼마나 예쁜지도 알게 됐다. 어쩌면 매 시즌 그녀의 쇼를 특별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인 과학 시간에 가까운 시각화 과정이 이번 시즌 컬렉션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Surface of Taste’ 콘셉트로 진행된 디자이너 홍혜진의 2015 가을/겨을 스튜디오 K 컬렉션은 패션에 이라는 재미를 더해비터 스위트(Bitter Sweet)’ ‘아이시 핫(Icy Hot)’, ‘스모키 프레시(Smoky Fresh)’ 등 서로 이질적인 맛의 결합과 각 맛의 화학 구조식을 이용하여 맛의 이미지를 그래픽적으로 위트있게 표현했다. 특히 영문 폰트에 맛의 이미지가 직관적으로 형성화된 섬세한 그래픽으로 스튜디오 K만의 로고 플레이가 맛나다.

 

특히 스튜디오 K 특유의 모던하고 심플한 실루엣에 엠브로더리 기법과 엠보 가공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실루엣에 원 포인트를 주었으며 퍼와 니트, 가죽 등 중량감 있는 소재를 믹스하여 독특한 형태감을 주었다. 또한, 브랜드만의 시그니처 컬러인 네이비, 블루, 그레이와 올 가을 트렌드 컬러인 아이보리, 핑크, 머스타드 등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모던한 느낌을 준 것 역시 돋보였다. 또한 코튼, , 퍼 등 가장 클래식한 겨울 소재를 바탕으로 합성 소재를 더하여 디자인적인 요소와 기능적 요소를 조화롭게 담아냈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화이트, 스카이 블루, 네이비, 카멜 등 컬러를 활용해 모던한 감성을 연출했다.

 

소재와 실루엣에 집중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디테일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디자이너의 취향을 반영하되 트렌드에 맞춰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이다. 20세기 100년 동안 많은 스타일 선각자들에 의해 나올 수 있는 실루엣은 모두 나왔다. 이제 21세기 디자이너들의 화두는 소재와 디테일에 대한 아카데미즘적 탐미주의다.

 

최근 유럽 럭셔리 하우스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들이 크리에이트브 디렉터로 대거 영입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션은 스타일과 함께 디테일을 담아내야 장수할 수 있다. 옷은 찰나지만 액세서리는 전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쥬얼리 디자이너로 출발해 옷 짓는 처자로 변신한 홍혜진 역시 그런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어쩌면 아울러 현대 여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선배 디자이너 지춘희, 손정완과 같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요리하는 모습이 현명라다 못해 영리해 보인다. 찰나의 영광보다 영원한 정신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해리티지 작업에 매진할 것은 조심스럽게 충고해 본다.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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